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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시코쿠 지방 여행을 다녀왔다. 잘록한 일본 허리에서 남쪽으로 게 등딱지 같은 모양 섬이 시코쿠. 여기가 4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서 아이치현, 도쿠시마현, 코치현, 카가와현이 있는 곳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중 카가와현에 놀러 가는 게 소원이었다. <우동> 이라는 영화를  아시려나. 2006년도에 개봉한 걸 보니 그때쯤 내가 본 것 같은데 일본 생활을 시작했던 시기와 또 같다.  그래서 더 깊이 각인되었을 거다. 한국에서 먹어 본 ‘용우동’이 전부였던 내가 우동에 극진히 파고든 영화를 보자 우동이 맛있는 걸 넘어 영험해 보였다. 지금도 나는 우동을 엄청 좋아한다. 근데 만약 그 영화를 안 봤다면 지금처럼 우동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궁금하다. 아무튼 면돌이 인 하루도 우동의 고장에 간다니 들떴다. 케군은 왕복으로 비행기 탈 생각에 들떴다. (케군은 미지근하지만 줄기찬 비행기 오덕이다)

코치현으로 도착해서 렌터카로 가카와현으로 이동해
왔을 때의 공항이 아닌 다른 공항으로 도쿄로 가는 일정
成田ー高知龍馬空港ー高松空港ー成田

출발하는 날 사쿠라가 흐드러졌다. 우에노 공원 입구 가운데 저 나무는 항상 사쿠라가 주렁주렁 열리듯 핀다. 하지만 저기에서 사진 찍고 싶은 맘이 들진 않을 거다. 친구 기다리는 사람 : 외국인 : 노숙자 : 비둘기가 비슷한 비율로 있다.


국내선인데 나리타로 가서 타는 건 처음이었다. Jetstar는 나리타 제3터미널에서 타고 내렸다. 

 우동의 고향으로 가는 날 우동을 시키는 아들. 나중에 비교하기 위해서 도쿄 맛을 기억해 두는 거라는 달변을 했다. 말재간 점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가방에 오렌지색 젯스타 스티커를 달게했다. 그 노끈이 없으면 비행기에 못 싣게 하겠다는 강경한 지시가 있었다. 왜지?  다들 부랴부랴 줄 서서 스티커를 받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1열에서 비행기 실물을 직관. 이 짧은 시간에 엄마엄마!!! 난리 났다. 엔진 가운데에 젯스타의 상징인 오렌지색 회오리가 있네, 저 손잡이는 어떨 때 쓰는 거네. 아는 지식 다 나온다. 자동차 운전석에 달린 개처럼 정신없이 머릴 흔들며 긍정해 주며 탑승했다. 나중에 이런 거 들어줄 사람 없으면 어떡하냐 하루야. 팟캐스트라도 하나 계정 파서 나불대렴..
 

하루가 밖을 보다가 후지산을 찍는데 성공했다.

나는 셀카를 찍는 데 성공했다.

비행 시간 1시간. 

<사카모토 료마>라는 위인의 출신 고장이라 이 분이 많이 등장하실 예정.

공항에서 계속 같은 루트였던 남학생 셋.
졸업여행 왔나 보다 너무 풋풋하고 귀여웠다.

코지현의 라떼 아트는 사카모토 료마 초상화!
은근히… 괜찮은 아이디어다.
우리도 충남 아산에서 이순신 아트라테하고 광주에서 김대중 아트라테…. 이거 잘 될 거 같은데…

오늘의 호텔

 

짐 내려놓고 관광하러 나왔다.
여긴 엄청 오래 된 노면전차가 다니는 도시였다. 그 풍광만 보아도 여행 기분이 넘실넘실 사진 수십 장을 찍었다. 다 그림 같다.

 

인구 수도 많이 없을 거 같은데 호빵맨 박물관까지 있었다. 찾아보니 호빵맨 작가가 이곳 출신이었다. 오오…. 일본 모든 아이들 가슴속에 숨 쉬고 있는 호빵맨의 아버지가…

일본에서도 오래된 노면 전차여서 내부가 진심 레트로했다.

오늘 내 여행의 하이라이트.
코치현 노면 전차.

찍어달래니까 전차 지나가고 찍는 케군의 센스

아래에서 위로 턱을 최대한 비대하게 찍어준 케군 센스
한결같구먼~

도시락집 이름이 ‘아’였다.
아~ 사업자등록은 해야 되는데 이름 짓기 너무 귀찮네~
걍 '아'라고 해야겠다. 이런 느낌?ㅋㅋㅋㅋㅋㅋ

 

오늘의 코스로 코치 성에 왔다.
헉헉… 근데… 엄청난 계단들이 나왔다.
입장 종료 시간은 임박해서 높이가 일정치 않은 계단을 달려 올라가는 바람에 삽시간에 스쾃 100개 하는 아픔에 이르렀다. 이런 얘긴 없었는데 허벅지 터질 거 같아!!

음식물 먹지 말고 낮잠 자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었다.
여기서 낮잠 잔 동네 사람 누구야ㅋㅋㅋㅋ

양쪽으로 문이 뻥뻥 뚫려있어서 여름에 자고 싶게 생기긴 했다.

 

 

방문 기념 스탬프 획득. 
은근히 많이 모았다.
일본 로컬 여행의 흔적이기도 하다.

( 저 밑에 가면 평범한 화장실 있는데...) 후방이 그냥 훤하게 오픈되어 있는 으슥한 남자 화장실에 갔다. 오히려 사람 없어 좋다며 서슴없이 들어간다. 예민하고 겁 많던 하루가 정말 많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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