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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학생식당에서 저녁밥을 먹은 날.
연신 두리번거리며 소곤소곤 주문하고 살금살금 자리에 앉아 좀도둑마냥 밥을 먹던 하루.
-엄마… 여기 우리가 와도 돼?
-응, 여기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도 많아~
진짜로 사원증, 학생증 없이도 일반인으로 그냥 돈 내고 먹으면 됩니다. 특별히 맛있는 메뉴가 있는 건 아닌데 건물 구경 캠퍼스 산책 기념품 사기도 좋아요.
하루는 자꾸 도쿄 대학생들이랑 눈이 마주칠까 봐 조바심 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또래 아이가 한 명도 없어서 그게 부끄러웠단다. ㅎㅎ 웃겨~ 사춘기인가.
도쿄대 학생식당의 대표음식 ‘아까몽 라멘’ . 빨간 앙카케 (녹말가루 풀어서 소스로 쓴 음식)는 색깔만큼 맵지는 않다. 먹을만합니다.
또 다른 주말.
이동1 : 시나가와역 근처의 유통박물관 (流通博物館)
유통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정말 아담한 박물관이다. 유명한 곳보다ㅔ 아무도 못 찾는 이런 박물관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 전시 하나하나 전세 낸 듯 천천히 볼 수 있어 좋다.
한 구석 코너에서 영상물을 볼 수 있었는데 1950년대 택배 회사의 구인용 비디오였다. 광고가 19분이라니 이렇게 긴 걸 어디서 상영을 한 거야 ㅎㅎ
기업이라 돈을 들였는지 그 당시 마을 풍경이 다 컬러 자료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택배 기사가 되면 얼마나 보람차고 인생이 즐거워지는지를 강조한 스토리였는데 부인 선물을 고르기 위해 당시의 잡화점에 들러 화장품을 구경하는 사원의 모습… 너무 재밌어!! 나도 저 가게 가 보고 싶어요 ‘ㅂ’
이동 2: 시나가와 역으로 걸어와 아웃백에서 이른 저녁을 먹는다.
우리 테이블 담당 스텝 이름도 ‘하루’였다.
근데 웃기게 우리 아이 이름이 흔하다는 확인을 받을 때마다 그 이름을 지은 케군이 안심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원망 듣지 않기 위해 최대한 흔한 이름을 짓는 게 목표였었기 때문이다. 난 이런 게 목표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궁금해서 케군한테 질문지를 다 읽어주고 MBTI를 알아냈다. 케군의 MBTI는 무엇일까요!!! 댓글에 정답을 기다리겠습니다. 국내였으면… 작은 먹거리라도 보내드리고 싶은데 마음을.. 보내드릴게요..
이동 3 : 시나가와에서 밥을 먹고 걸어서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역으로 간다.
가장 마지막에 생긴 야마노떼 선 역에 가 보고 싶었다. 나도 처음 가 본 새삥 역.
AI무인 편의점이 있었다. 이용해 보지는 못했다. 카메라와 센서로 알아서 고른 물건을 인식한다는 시스템. 물건을 골라 바로 자기 가방에 넣고 계산대로 가면 스캔하지 않아도 이미 내가 고른 물건을 표시한다고 한다. 얼마나 정확하고 빨리 처리해 줄까 궁금.
이동 4: 신바시역에서 내려 - 히비야 - 유락초 일대를 산책
요즘 발견한 곳인데 히비야에서 유락초 쪽으로 가는 JR전철 선로 밑에 너무 예쁜 굴다리 상가가 있다.
오래된 선로 밑을 리모델링해서 깔끔하게 만든 곳. 날씨 상관없이 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다닐 수 있을 거 같다.
드문드문 그대로 보이는 벽면도 멋있다.
중간에 보이는 빨간 피아노는 아무나 칠 수 있으니 한 번 연주해 보셔도 돼요. 일본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나서기 싫어할 것 같은데 은근히 피아노는 이런 데서 잘 치더라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계속 누군가 와서 연주를 해 준다.
가끔 이벤트도 하는 모양인데…. 초대 손님이… 사람이 아니네? 저 털북숭이 뭐지..? 무슨 이벤트성 캐릭인가 싶었는데 음악가 무크… 찾아보니 얼굴 가리고 항상 저런 탈을 쓰고 연주하는 연주가라고 한다. 근데 너무 신기한 게 손도 뚱뚱한 장갑을 끼고 연주를 기가 막히게 해!! 그럼 맨 손은.. 얼마나 잘하는 거시야.
그건 그렇고 지나가면서 Parola라는 파티시에가 범상치 않아 보여서 눈도장 찍어뒀다. 구글로 찾아봤다.
도쿄에서 카눌레를 제일 맛있게 하는 집 이래!!
근데 이 레몬케이크 비주얼 봐. 전율이다…
꼭 가 볼 테다.
주인장인가 봐… 잘하는 건 따로 있었네.
진짜 꼭 가볼 테다. ‘ㅂ’
이런 잡화점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 양상추들은 양산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상추 가지고 다니다가 눈부시면 피는 겨. ㅋㅋㅋㅋ 이런 디자인을 생각해 내다니.
이건 또 무슨 자유의 여신상이야ㅋㅋ
웃긴 라멘집이었다.
이동 5: 이렇게 걷고 출출해져서 (출출하게 만들어서) 유락초 한국식당에 떡볶이 먹으러 갔다.
여기 컨셉이 기발하다. 마치 한국에 놀러 온 착각이 들게 만든 인테리어. 유락초韓豚屋(칸톤야)
떡볶이는 별로였고
케군이 시킨 닭개장 라면은 맛있었다.
하루는 요즘 푹 빠진 포도 봉봉에 호떡을 먹었다.
포도는 못 먹는데 봉봉은 먹을 수 있음.
그리고 오오테마치역까지 걸어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잘 걷는 우리 하루 최고죵
케군의 MBTI 정답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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