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틀째까지는 갈 길이 먼 느낌이었는데 중반부터 갑자기 쏜살같이 시간이 흐르더니 어느덧 마지막 조식을 먹으러 왔다. 갑자기 현실을 부정하고파. 조식은 오늘도 너무 훌륭했다. 특히나 수프가. 국물 내는 장인이 계시는 게 틀림없다. 홋카이도 수프 카레!! 내내 그 유명한 수프 카레를 못 먹어서 아쉬웠었다. 매운맛이 많은 이미지라 수프 카레 전문점에 하루를 데려가길 포기하고 있었는데 닭고기 살이 흐드러지듯 푹 고아 나온 진국 중의 진국을 조식에서 만나다니…(게다가 매콤했다. 그래서 더 행복했다는) 우리 사정 꿰뚫은 신내림 받은 국물 장인이심미까. 퍼 먹고 또 갖다 먹고 밥 말아먹고 한을 풀었다. 급한 시그널을 받고 호텔 방으로 뛰어 간 케군의 빈자리. 시원하고 쾌적한 하루를 시작하겠군 녀석. 체크아웃을 하..
아침을 챙겨 먹고 오늘은 자연과 함께하는 북해도 관광을 테마 삼았다. 사실 우리 가족이 진짜 못하는 분야. 느긋하게 누구 하나 멍 때릴 줄 아는 사람이 없다. 케군이 그런 쪽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최소한으로 몸을 움직이는 연비 좋은 타입일 뿐 머릿속에선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스케줄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뭐, 걱정이 많은 덕분에 5년 계획 10년 계획이 철저한 (플러스 미리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은 덤) 메리트는 있음. 반면에 나는 진짜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데 소득이 없는 타입. 어차피 또 할 거 모아서 하면 될 일을 또 하고 또 해대는 비효율 인간이다. 심각한 건 금방 지루함을 느끼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간질간질한 성인 ADHD에 가깝다. 여유를 즐긴다는 말이랑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