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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간다묘진이란 신사가 있다. 그 입구에 오래 된 아마노야라는 집.
화과자, 빙수, 당고 떡, 팥을 이용한 디저트 가게를 종종 보는데 甘味処 감미처라고 쓰여있고 달달이 파는 곳이라는 뜻이다. 케잌도 좋지만 가끔 인절미나 팥떡같은 기분일 때도 있지.

가게는 오래됐어도 깨끗했다.

안 쪽에 작은 마당이 있고 화장실로 가는 통로였다.
-하루야 화장실은 이 쪽으로 나가야 되나봐.
-진짜? 화장실이 밖에 있다고?
-응? 응.
-화장실이???? 밖이야????? (세상에)
그렇게 놀랄 일인거야? ㅎㅁㅎ

하루는 말차 빙수를 시키고

나는 콩고물과 흑당 떡을 시켰다.

뜨거운 바깥 공기 때문에 안에 있는 시간이 더 아늑했다. 꼭 다른 지방으로 여행 온 것 같은 기분.

쟁반에 흘릴 수 밖에 없는 뾰족한 빙수를 먹으며 자꾸 속상해했다.
-하루야 이건 어른이 먹어도 흘려. 눈치 보지 마.
-하루 애기 같잖아. 원래는 깨끗이 잘 먹을 수 있는데.
아아.. 이제 체면차리는건가봐
-누가 먹어도 흘리니까 쟁반 준 거 아닐까?
-그렇구나!!!
언제 자존심과 염치를 발견하나 했더니 이럴때구나. 아직 좀 뻔뻔하고 천진해도 되는데.

화장실 갔다오는 길이 너무 신기하다던 하루.

-엄마 여기 또 오자.
-걷는거 안 힘들었어?
-여기 안에도 너무 이뿌구, 일하시는 분이 친절하잖아.
미슐랭 심사위원으로 취직해도 되겠는데
-화장실 가는 길도 이쁘구
독특한데

온 김에 간다묘진도 들러서

잠시 더위를 식혔다.

오미쿠지도 뽑았다. 한 해를 점치는 운세 뽑기.
-엄마, 하루거 뭐래? 뭐라고 나왔어?
-조금 성실하게 행동을 안 해서 주위사람들이 힘들대. 다시 성실하게 행동하면 주변에서 칭찬받을거래.
-!!!! 엄마!!! 도깨비가 다 보고있나 봐!! 어떻게 알았지?
아니 마침, 비슷한 내 잔소릴 들으며 오늘 아침 혼났었다. 껄껄껄 진짜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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