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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하는 여자

발리 둘째 날 전편

Dong히 2020. 7. 10. 17:21

엄마 뭐해?
하루야 이리 나와 봐. 밖이 너무 멋져

정원이 바로 보이는 테라스로 나와보니

우리가 정말 멋진 별채에서 자고 일어났었다.

눈 앞 가득 빈틈없이 종류도 다양한 초록색으로 빽빽했다.

온 가족이 번갈아가며 이 자리에 서서 멍-타임.

근데 나는 또 아침부터 사고를 치고...
커피 한 잔 내려서 저 베란다에 앉아 있고 싶을 뿐이었는데. ;ㅁ; 할 줄 아는 말도 별로 없으면서 프론트에 전화하는 건 되게 좋아한다. (자신 있는 것도 아님) 뭐지 쪽팔리는 걸 즐기나. 개사이코인가.
쏘리. 커피 머신 이즈 브로큰.
핫 워터 폴 다운 인 더 룸. ;ㅂ;
저 쪽에서 겁나 길게 대답했으나 대부분 못 알아듣고 하고 싶은 말을 한 다음에 전화를 끊었다.
금방 직원분이 오셔서 뚝딱 뚝딱 고쳐주셨다. 우리를 일본인으로 알고 아무 설명 없이 손짓플러스 그냥 웃고만 가셨다. 저기요!! 일본사람들이 영어 안하고 못하고 무서워 하는거 알지만 이상한 배려 하지말고 그냥 가 줘서 고마워요... ㅋㅋㅋ

한 바퀴 돌아볼까?

밖에 나와서 본 우리 방! 그림이구나!!

애미: 하루야 얘네들 머리를 참 곱게 묶었네.
하루: 까아아앜학학학학 엄마 너무 욱겨 ㅋㅋㅋ
빵 터졌다. 너 이런 개그 좋아하는구나.

약간 야외 미술관 같기도 하고 정성껏 손질 된 리조트 전체가 큰 정원 같았다.

연출 한 듯 꽃이 둥둥.

금빛 발리 햇살

애미: 하루야 얜 아까 걔보다 머리가 좀 짧네
하루: 까아앜ㅋㅋㅋㅋ학학학ㅋ엄마 진짜 욱겨.
엄청 자지러진다. 쉬운 놈이네 우리 아들.

구석구석 발리 느낌 충만!!

여긴 꼭 식물원 같기도 하다.

리조트에서 바다로 이어진 길

바닷가에서 만난 발리 강아지는
얼굴은 사자고 몸은 누렁이였다.

해수욕을 할 수 있는 빛깔은 아니었다.
파도도 세고 쓰레기가 많았다. 르기안이라서 그런가?

이제 조식을 먹을 차례

발리는 어딜가도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딱 이 나라 느낌이 물씬 나게 너무 이국적이라 좋았다.

음식 종류가 어마어마했다. 주요 투숙객 절반이 호주인인 만큼 빵 종류가 빵빵했다.

수족냉증인 나는 있는 내내 너무 따스하고 포근했는데 한창 지랄발광 할 다섯살은 에어컨이 없는 야외 식당에서 매일 땀을 흘렸다. 근데 또 덥냐고 물으면 아니래.
깨알같이 반항하는 거야?

조식을 먹고 사방이 뻥 뚫린 로비를 지나

시내를 걸었다.

진짜 이 초록과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쨍한 햇살이 나에게 첫 발리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어디를 찍어도 있는 초록들

예습하고 갔지만 거리 곳곳에 신을 모신 꽃접시와 향들을 잘못해서 자꾸 발로 찼다. (정말 죄송해요ㅠ)불교 유치원을 다니는 하루도 대충 설명하니 알아들었다.
-여기도 노노사마 (부처님)가 있는거구나

아트 작품을 팔던 가게

집인가? 그냥 작은 골목?

이 아니라 문 안 쪽에는 작은 마켓이었다.
오오오오- 광장시장인 줄. 동대문 뒷 골목 같기도 하고. 나 이런 느낌 너무 좋아!!!!

내가 수영복 안에 입을 이너웨어를 안가져와서 (그냥 브라를 해도 되지만) 혹시 스포츠 속옷이라도 있는지 둘러보다가 (츄리닝 가게가 엄청 많음) 가게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스윔웨어 없을까요? 아저씨가 아.. 우리집엔 없는데 하더니 오전 시간 삼삼오오 길에서 잡담을 하던 아저씨 무리에게 다가가서 또 물어 봐 주셨다.
어, 이거 이태원 흑인 삐끼 잘 못 걸리면 덤탱이 쓰고 살 때까지 물귀신 작전 이런거 (90년대 추억 방울방울) 아니야? 쫄아있는 내게 아저씨들은 이런 건 어때요? 하고 티셔츠 들을 가져오시다가 아니라고 하면 수영복은 여기 안 파는데 하며 순수한 얼굴로 아쉬움과 미안함이 가득하게 어깨를 으쓱 하셨다. 코로나 때문에 중국인이 가득했을 골목은 텅텅 비어 있었다.

오전 산책을 하고 메인 이벤트 라군풀에 갔다. 키즈풀, 라군풀, 메인풀 리조트 안에 4개인가 5개의 풀장이 있다고 했는데 그늘지고 초록이 가득한 라군풀에서 매일같이 놀았다.

 

제대로 된 휴양이야
여보짱 너무 고마워

리조트 숙박객은 호주인이 대부분이었고 한국 가족이 한 그룹, 그리고 우리. 이렇게만 보였다. 그늘 진 벤치가 항상 남아 돌 정도로 정말 한산했다. 그 만큼 중국 여행객은 발리에게 큰 손님이었을텐데.. 직원들도 일 손은 많고 할 일은 없어 부르지 않아도 주시해 주고 요청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써 줬다.

 

점심은 풀장에서 해결했다.

파니니에 꽂힌 하루.

엄마.. 이거 너무 맛있어.

망고슬러쉬에 꽂힌 케군.
케:이거 한 입만 먹어 봐.
동: 왱. 나 망고 안 좋아행
케: 진짜 한 입만 먹어 봐.
정말 맛있는 거 먹을 땐 꼭 나한테 집요하게 먹어보라고 하는 케군. 마지못해 먹었는데 헉스! 진짜 맛있스!

잠깐 메인 풀도 보러 갔었다.
태양 볕에 깜짝 놀라 빨리 후퇴 함.
여기가 아니었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케군은 코로나로 언제 하늘 길이 닫힐 지 모른다고 했다. 우리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해 회사 업무에 쓸 노트북과 2주 정도 있어도 괜찮을 유목민 수준의 짐을 가져왔었다. 근데 정말 우리가 다녀 간 뒤로 같은 달 하늘 길이 막혔다. 집에 가는 비행기가 캔슬 되서 고립 되는 상상을 하면 아찔하다;;;

호텔에 있던 모든 어메니티는 센세이티아? 였는데 발리 수돗물이 좋은 건지 이 샴푸가 좋은건지 머리결이 보들보들해지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너무 최고였다. 이걸 못 사왔어... 흑흑..

아.. 잠깐 우리 위대한 문명을 만지며 쉬어볼까?
그나저나 저녁은 뭘 먹을까!!!! 이 글을 쓰면서도 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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