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레트로 찻집 - 코메다/후쿠로쇼사이보/카페드파리

도쿄는 원래도 개인플레이의 성지지만 코로나가 한층 혼자 놀게 만들었다. 물론 집에서 혼자 놀아야 백점이거늘... 혼자 집에 있으면 우울함이 밀려오는 유리멘탈의 나같은 사람들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핑계를 주머니에 가득 넣고 카페를 찾는다.

이 세상에 예쁜 카페는 넘쳐나고 예쁨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 중 나는 레트로한 분위기의 어둑한 곳을 좋아한단 취향을 발견했다. 커피보다는 가베점 (커피의 한자표기), 카페라기보다 찻집 혹은 다방이라 이름 붙일만한 곳 말이다.

콘센트를 양 사이드에 설치하고 넓직한 테이블에 온 사방이 벽으로 둘러 싼 완벽한 공부방 스타일의 코메다 커피. 첫번째로 소개 할 나의 데일리 찻집.

아침 11시 이전에 가면 도톰한 토스트가 공짜로 나온다. (나도 그랬지만 처음 온 손님들 대개 어리둥절)

일반 푸드 메뉴가 압권이다.
샌드위치, 그라탕, 튀김, 파스타, 햄버거, 치킨 바스켓, 데니쉬 팬케잌, 과자, 양갱, 땅콩. 그냥 여기서 삼시세끼를 해결하라고 말 거는 것 같은 메뉴판.

 샐러드를 단품으로만 푸짐하게 시킬 수도 있어서 자주 먹는다. (샐러드만 못시키고 세트로 째끔 나오는 곳이 많은데)

하도 사방이 막혀있어서 셀카를 찍어도 부끄럽지 않아요. 아침부터 큰 가방을 둘러매고 죽 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찾아온다. 온갖 서류가 늘어져 사무실을 방불케하는 테이블에서 거래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소리도 종종 들리는데 그것이 매우 자연스럽고 허용되는 분위기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여기서 나도 은행이나 관공서에 제출할 서류를 쓴다던지 번역일, 시험공부 등등 (다른 테이블에서 보이지 않음) 뭘 해도 집중이 어마무시 잘 된다...

 체인점이라 전국에 아주 많다는 것도 장점.
(머리가 잘 되서 찍어 봄 ㅋㅋㅋㅋ)

두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이케부쿠로 서쪽 출구 Esola건물에 있는
후쿠로쇼사이보 梟書斎房

복도를 가득채운 책들 느닷없네?

제목도 없는 이 책들은 뭐지?

번호만 달랑 있는 이 문고판들은 무엇???

내가 좋아하는 이 개화기 느낌 카페 뭐야?

명도 채도 확 떨어진 세상으로 들어가면

오늘 나의 공부방을 안내받는다.

벽이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집중을 유도해주는 스탠드 등.

책을 사랑하는 아저씨와 커피를 사랑하는 아저씨 둘이 만나 만들었다는 카페. 메뉴에 1500엔짜리 커피와 책 세트가 있는데 묻지마 관광처럼 아무 정보도 없이 책 한권이 나온다. 하나의 운명같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기대감.... 을 느껴야 하는데 난 그런 종류의 모험은 절대 하지 않으므로

오-이게유명한가봄

책을 닮은 크림 쉬폰케잌과 라떼를 시켰다.

구석구석이 예쁘다.

명문대학 도서관같기도 하지 않나요?
참고로 꼭 평일에만 이용한다. 이케부쿠로라는 지리적 장점때문에 주말은 붐빈다.

그리고 레트로 찻집에 재미들린 내가 이케부꾸로의 다른 곳을 찾았다. 저 멀리 네온사인 밝은 창이 보인다.

카페 드 파리. paris도 아닌 巴里
문 대신 에스컬레이터가 나타났다.

신문물! 오오 (이미 마음은 개화기 사람)

점점 올라가면서 타임슬립하는 기분이다.

무도회장 느낌의 부자집 무드.

처음엔 이쪽 자리에 앉아봤다가

나무 가구들 색이 너무 내스타일이다.

 안 쪽도 있다는 걸 알고 옮겼다.
부자집 다른 방 온 기분.

바닥이나 가구에 광택이 나는 것도 너무 맘에든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개화기 스탈의 포인트.

이런 찻집에서 파는 케잌은 안 시킬수가 없다. 왜일까.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