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야, 한자 테스트는 그럼 언제쯤 할 건지 얘기만 해줘. 그걸 정하는 건 하루 마음이고. 진심으로 같이 의논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렇게 말한 건데 갑자기 버럭! 하고 아이의 감정이 날아든다. -아!! 알았어! 지금!! 지금 하면 되지!! 지금 하면 될 거 아냐!! 헐… 얼탱이 없어. 예전의 그 울음이 들어있는 징징이 아니다. 짜증을 넘어 화가 담긴 사내의 외침 같은 느낌이다. 한 발짝 물러서서 가만히 내가 했던 말을 돌아본다. 그래 네 입장에선 저 말들이 마치 ‘어 널 못 믿어. 난 널 안 믿는 전제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하는 것처럼 들렸겠구나. 진짜 나는 대충의 시간만 알면 거기에 맞춰 마음의 준비나 스케줄을 짜려고 했던 것뿐인데. 내가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동안을 노려본다고 오해하고 있나. ..
대화 하는 여자
2023. 2. 18.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