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포스팅은 치팅기간을 포함한 10일. 어두운 정체기 구간이었지만 느낀 바가 많았다.
다시 복습하고 갈게요. 45.5kg에서 끝이 났습니다.
낫또에 김뿌려서 샐러드, 호박죽과 같이 아침을 먹은 날은 8월 1일. 다이어트 기록을 시작하고 43일째

간식. 지난번 구워서 냉동실에 얼려놓았던 호떡 1개.

가족들이랑 푸드코트에서 오랜만에 츠케멘을 시켜봤다. 먹기 전엔 엄청나게 맛있어 보였는데 바닷물을 먹는기분이었다.... 너무 짜고 밀가루 냄새가 싫었다. 내 소중한 칼로리 용량을 맛 없는 걸로 채우다니. 인생이 아까워지려 함. 미련없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가랏!! 케군몬!!

근데 요즘 나 따라서 다이어트 한다고 폭식 자제하는 케군몬은 힘을 잘 못썼다. 바람직해 바람직해. 이런 일이라면 얼마든지!

두부, 김치, 낫또, 노른자, 산쇼, 고추가루, 참기름 아점

주말 저녁은 돈카츠.
여기서 내가 먹고 충분했던 양은 밥 조금, (약 50g먹으면 만족스러움) 미소시루, 돈카츠 세덩이 중 1덩이, 케군이랑 바꿔 먹은 닭가슴살 카츠 한 덩이, 양배추는 사진의 양 2배. (리필 무료)

키토제닉할 때 악마의 상징이었던 과일 (과당 때문에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었다)을 이제 맘 놓고 먹는다. 많이 안 먹으면 되는겁니다. 여러분.

최장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번 정체기. 이제 더이상 내 몸에서 빠질 살은 없는건가. 여기서 더 빼려면 기아체험을 해야 하는 건가? 보시는 여러분들도 그런 생각이 들죠? 하지만 기다려보세요

 허니머스터드와 마요네즈를 섞어 TGI 프라이데이 드레싱을 만들어 봤다. 맛있졍.

간식. 달콤한 흑당 떡.
하루랑 땡볕에 30분 걸어서 찾아 간 떡집이었는데 분위기 정말 좋았다. 빨리 다이어트 포스팅을 정리하고 올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효.

저녁밥. 샐러드, 오뎅, 밥, 조개된장국
밥 그릇, 반찬그릇 크기를 줄여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고급레스토랑에서 우주선 만한 그릇 가운데 새초롬하게 담겨진 파스타를 먹으면 괜히 코딱지만하게 느끼며 더 먹고 싶어진다. 보통은 저 파란색 그릇도 나물을 조금 담아내거나 젓갈을 살짝 곁들이는 정도로 쓰던 종지인데 밥을 넣으니 밥 한그릇 뚝딱한 착각도 들고 효과적이다. 내 생각은 아니고 <다이어트의 정석>이란 책에서 배운 내용이다.

아점. 닭고기, 샐러드, 낫또두부.
아침에 탄수화물 빼고 단백질을 잘 먹어주면 하루종일 든든하다. 너무 많이 말했지만 이건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 것 같다. 단백질 잘 챙겨먹으면 중간에 배가 확 꺼져서 애꿎은 간식을 찾지 않아도 되니까. 믿어보세요!

저녁. 소세지국, 생선전, 호박, 샐러드
이제 밥 생각 전혀 안남. 탄수화물은 먹으면 먹을 수록 먹고 싶어지고 안 먹다 보면 별로 생각 안나는 음식이었다. 단백질이 부족하던 시대엔 밥심으로 살아야 했지만 우린 이제 풍족하잖아요.

그리고 길고 길던 벽이 허물어졌다. 베를린 장벽에 구멍이 나듯. 와아!!!! 내 안에 함성!!!드디어 움직였어. 내 목표는 45kg. 이제 목전이다. 거의 다 왔어. 성취감이 이루 말 할 수 없는데 아직 샴페인을 터뜨려서는 안 된다.

기쁨의 낫또 아점.

간식으로 고구마빵. 빵을 매번 먹지는 않았는데 라떼는 꾸준히 하루에 2잔 정도 마셨다. 이건 내 디폴트로 양보할 수 없는 식단이니까 기록도 안했다.

저녁. 남은 야채 때려서 볶기. 날짜 지나려고 하는 치즈함박스테이크 처리하기. 미소국, 밥.

달콤한 빵은 이제 끝까지 먹기 힘들다. 당에 혀가 마비되면 카페라떼가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지볶음, 미소국, 샐러드

샐러드는 한꺼번에 작게 손질해서 먹을 때마다 섞어먹는다. 드레싱은 깨, 크림소스, 상큼한 오리엔탈, 마늘드레싱. 등등 베이스가 다른 것들을 여러개 사 두고 기분에 따라 바꿔먹는다.

오래 기다리셨다. 내가 정말 오래 기다리셨다.
다이어트 기록 시작 후 49일 째. 8월 7일
목표를 달성했다!!! 역시 생리 시작 후 2틀째 날. 정상체중에서 마름으로 가려는 자 황금기만이 정체기에서 빠져나오는 구멍이었다. 생리 안 하는 남자들은 도데체 언제 어떻게 살이 빠지는 걸까!! 날짜 기약 없이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계속 그냥 빠지고 있는 걸까. 뭐가 좋은진 모르겠지만 해 냈다.

아침인데 내 다리 보소.
하하하하하하. 갈 데는 없지만 내 다리 좋네.

아점. 고구마 샐러드, 낫또.
왜 다시 다이어트 식단이냐고? 이제 이건 다이어트 식단이 아니다.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가 되었다.

저녁밥은 왜 이러냐고?
글쎄? 목표를 달성하자마자 통닭에 햄버거를 먹을 줄 알았던 내 상상과 달리. 결국 먹고 싶은건 이런게 됬다.

오. 헏. 음.
신기루였던 것인가? ㅋㅋㅋ

토요일은 하루랑 약속했던 영화관 데이트 날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재상영) 을 보며 카라멜 팝콘과 다이어트 콜라를 마셨다. 아침과 점심은 건너뛰었다.

라떼 한 잔. 하루가 나눠준 카스테라 조금.

그리고 다음 날. 와씻 뭐야?
뒷자리가 바꼈어? 이번 황금기, 총 -0.7kg이나 움직였다.

낫또, 샐러드, 계란볶음밥

주말엔 샤브샤브.

고기가 느끼해서 야채를 많이 샤브샤브 해서 먹었다.

음? 끝난게 아니었어? 당황스러운데 ㅋㅋㅋㅋ

 

간식. 웨하스 반봉지.

저녁은 이자카야. 샐러드, 닭꼬치, 닭껍질 튀김. 등등

불었다. 하긴 많이 먹었지.

곤약 파스타. 두부샐러드

저녁은 샐러드, 김치, 호박 넣은 카레.
꼭꼭 씹어 하루 소식하고 물 많이 마시면.

다시 돌아온다.
돌아왔다고 해도 되나? 아직 내 몸무게라고 말하기엔 이 숫자에 적응이 안 된다.

 내 몸을 만들어 준 일등공신.
두부 낫또야. 클로즈업 해 줄게. 고마웠다. 앞으로 평생 함께 하자.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집 앞 이자카야에서 4년간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나를 딸 처럼 여겨주시던 가게주인 할아버지는 음식이 넘쳐나는 냉장고는 쳐다도 안 보고 매일 낫또 하나, 츠케모노 (절임)에 가끔 밥을 먹는 정도셨다. 그걸로 어떻게 연명을 하시지 궁금해하니. 할아버지는 “이게 제일 맛있어” 하셨다. 마른 몸에 큰 눈. 80이 다 된 나이에도 귀걸이를 꼭 하셨던 세련된 할아버지의 말을 이제야 드디어 격하게 공감했다.

저녁. 남은 반찬들. 남은 카레, 샐러드

뭐야!!!! 황금기야. 아직 안 갔어????
안 끝났대!!!!!!

무력감과 상실감에서 6월 20일 시작한 다이어트는 8월 17일 두번째 황금기를 거쳐 끝을 맺어본다.
정리: 17일간 45.5kg→44.4kg (-1.1kg)

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손목시계와 헐렁한 반지를 얻었다. 사 놓고 사이즈 미스로 못 입고 있던 바지들을 남김없이 입기 시작했으며 가끔 우연히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이 굴욕적으로 보이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 내 삶의 방향, 모든 습관을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바꿀 수 있고 나는 꾸준한게 되는 사람이란 걸 확인했다. 다이어트 하나로 삶의 방향이 바뀌진 않았지만 확실히 삶의 색깔은 바뀌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