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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또요?
애미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둑걸음으로 수건을 하나 들쳐매고 목욕탕에 이미 다녀온 길이다. 천정까지 전면 유리로 되서 시내가 탁 트여 보이는 큰 욕탕이 있는 호텔이었다. 이른 아침 빛이 와이드하게 스며들어 마음이 평온해지고 희망이 막 차오르는 느낌이 드는 광경을 만끽하고 왔지 움화화

어제 편의점에서 사 둔 고구마를 아침밥 대용으로 먹으며 짐을 쌌다.

양말 달라고?

옛다

이것도 못 잡아요

조아 죽네 죽어

호텔 안 매점. 가고시마에 왔으면 '시로쿠마 빙수'를 먹어 줘야했었는데 못 먹었다. 일본 편의점에 가면 반드시 찾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상품 중에 빙수에 연유 뿌려서 색색의 과일이 박힌 '시로쿠마'라는 게 있는데 가고시마 어느 카페에서 고안해서 전국으로 뻗어간 음식이라고.

오늘은 관광 마치고 공항 가야 하는 날

시내에 주차를 잠시 합니다.
30분에 100엔... 와 싸다.. 도쿄는 보통 30분에 300엔. (더 비싼 곳도 많다) 게다가 아무리 오래 주차해도 최대 880엔 이상 올라가지 않네? 도쿄는 맥시멈 요금 설정이 2500엔 정도였던 거 같다. 그리고 정말 주차장 쪼꼬맣고 입구 들어가다 신경쇠약 걸릴 거 같은 곳 뿐인데 여긴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주차장도 시원시원하구나.


아주 큰 시내였다. 뭐, 도쿄나 오사카 여느 시내만큼 없는 거 없고 편리해 보임.


외관 보수공사 중이라 이런 모습이지만 지역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도 갔다. (鹿児島県立博物館)


화산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음.

가고시마의 주요 생태계


흥미로운 3D 시어터도 관람함. 이 모든게 무료였다.

인사동 느낌의 상점가로 이동.

당고 (떡집)

이자카야
'사이고 타카모리'라는 역사적 인물을 배출한 가고시마. 여기저기 트레이드 마크처럼 그 아저씨의 얼굴들을 볼 수 있다. (사이고 타카모리 한 줄 기록: 도쿠가와 막부시대를 물리치고 메이지 신정부 수립에 공헌)

박물관도 갔다오고 시내도 둘러봤는데 아직 밥집이 문을 안 열었다. 아 쓸쓸해.. ㅋㅋ 배고프다.

나는 근데 여행이 정말 좋긴 좋은가보다.
이런 간판만 보고있어도. 와.. 가고시마 은행은 이렇게 생겼구나. 가고시마 깅꼬(은행) 를 줄여서 '가킹'이라고 하는 구나. 별게 다 재밌다.

참참, 가고시마 왔으니까 여기 라멘도 꼭 먹어야한다. 여러가지 비교해보다가 '가루후 라멘'이란 곳에 왔다.
我流風ラーメン구글 평점 별4개인데 리뷰가 640건!! 신빙성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오오..


유명인 사인이 진짜 많았다. (물론 나는 잘 모르는...)

나랑 하루는 위에서 두 번째 '쿠로부타 츠케멘' 샤브샤브식으로 얇은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것으로 했고, 케군은 위에서 세 번째 '챠슈 츠케멘' 도톰한 보쌈느낌의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것으로 시켰다.


라멘 기다리는 동안 나름 가족 사진

초점 공격 중.

애미만 잘 나오면 별 상관 없는 나.

보이는 것마다 먹을 거니까 하루랑 나는 한 그릇을 나눠먹었다. (야채는 따로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

케군 거.

아닛 그런데 탁자 위에 있던 매운 양념이 마치... 한국의 맛... 거리가 가까워그런가 여기저기서 우리 입맛인데? 하는 것들을 종종 만났다. 나는 국물에 이 양념을 풀어먹었다. 시원하구만~

시내에 엄청 큰 디저트 가게 발견! 여긴 시민들도 길게 줄을 서서 뭘 많이 사고 계셨다.

와 가게가 크네. 중간에 먹고 갈 수 있는 테이블도 있었다.

알고보니 우리가 첫 날 갔던 죠우키야 (증기집) 분점이었다. 여기 사장님... 상당한 거물일거야.. 공항, 관광지, 시내, 백화점.. 없는데가 없다. 가고시마의 엄청난 지분을 가진 검은 손일 수도... 지나칠 수 없는 갓 구운 도너츠를 또 냠냠 먹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다시 달려, 한 군데 더 들러보기로 한 곳은

仙厳園 센간엔 이라는 유적지와 그 옆에 보존 되어 있는 尚古集成館 쇼우코슈세이칸

화단에 귤이라... 신박해.. 깜직해...


센간엔이라는 곳은 '시마즈시'라는 가문의 집이었다. 가고시마의 사츠마 지역의 '토노사마' (영주? 그 지역의 지도자? 대감마님? ) 가 대대로 쓰던 곳인데 이 곳은 1658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역사 이야기를 알아보기 전에 일단, 먹을 게 보였으니 먹읍시다.


요고요고 '쟘보 모찌' 라고 하는 독특한 가고시마 떡도 꼭 먹어보려고 했었는데 아주 잘 만났다.

하루랑 내가 좋아하는 콩고물 묻힌 달달한 떡. 인절미 스타일이었다. (떡이 매우 흐물했다)


아무튼 이 곳은 무지하게 광활하고

웅장한 사쿠라지마 화산이 다이렉트로 보이고,

한 마디로 뷰 죽이는 부자 집 구경이다.

어후... 정원... 뒤에 화산..
집 안에서 가출도 가능할 듯.

방 마루에서 보이는 작은 정원 뷰

이건 일본 정원 만드는 기법 중 枯山水 카레산수이 라고 하는 방법이다.
"물을 쓰지 않는 물이 있는 정원" 이라는 것이 큰 컨세셉으로 자갈과 모래로 물의 흐름을 그려내서 차분한 물을 보듯 마음을 정화시키는 풍경을 만든다. 처음 카레산수이 정원을 보고 현대아트를 보는 듯한 느낌에 감탄이 나왔었다. 마치 '패턴'을 즐기고 있었던 거 같아서 말이다.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머릿 속이 無가 되게끔 해 주는 패턴 아트 같은 인상이었다.

다음에 세트로 관광한 곳은 쇼우코슈세이칸이라는 옛 공장이었다.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이었는데 간략히 설명하자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1860년대에 일본이 처음으로 자국에서 대포환이나 대포를 만든 가장 오래된 서양식 기계를 만든 공장.

그리고 차 타기 전에 커피를 사러 나와 두리번대는데

눈 앞에 이게 무싱 횡재냐. 일부러라도 오고 싶을 매우 독특한 스타벅스가 있었다.

역사적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며 사용 하는 스타벅스! 발코니 있는 하얀 서양식 건물 스타벅스라니..
이 곳은 유형문화재로 100년 이상 된 건축물이었다. 시마즈시 그러니까 아까 봤던 그 부자집 사람들의 또 다른 소유 건물이었다. 스타벅스로는 2017년에 문을 열었다.


테이크아웃을 부탁하고 화장실을 가는 동안에 부리나케 카메라에 모습을 담았다. 아... 여기서 느긋하게 마시지 못하고 있는 이 현실이 매우 원망스러웁다!!

저 계단은 올라가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고 2층이 너무 예뻐서 숨멎. 크 아쉽지만 가고시마를 찾을 다른 분들이 저 대신 갔다 와 줘요.

나와 케군이 운전대를 교대로 잡고 공항으로 향했다. (와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신기하다 신기해)



가고시마 특산품을 고민 해 볼까요?

아저씨 그림 있는 카린토 (맛동산 스타일 고구마 과자) 는 내가 먹어야지.

고구마는... 지금 먹어야지..

이건 파이였습니다.

갑자기 궁금해서 찍어 본 사진.
두꺼운 아우터 입고 실내에 들어오면 마치 탈피하듯 절반만 벗어서 팔끼리 허리춤에 묶어두는 건 나만 그런가? 카페나 음식점에서 겨울 옷을 옆에 벗어두면 너무 짐이니까 다들 자기 엉덩이에 깔고 앉을 겸 20대때 한국에서 친구들이랑 다 저렇게 묶고 다닌 거 같은데 일본에선 이러고 다니는 사람 나 빼고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졌다. 살짝… 한국문화? 아님 내 친구들이랑 나만?

햐… 아무쪼록 잘 먹고 잘 놀았다.
흑돼지가 맛있었고 (아… 돈카츠를 못 먹고 왔어…)
사시미를 찍어 먹는 간장이 엄청 달아서 컬쳐쇼크였고 (맘에 들어서 사 왔다.)
달달한 돼지 갈비 스타일의 돼지고기 찜이 매우 흡족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특히, 운전하면서 보행자까지 관광객 차량을 배려해 주셔서 따순맘이 가득 들었다. 어휘가 한참 동떨어진 사투리 단어들은 별로 없었는데 말투가 아주 독특했다. 그러고보니, 규슈지역의 억양과 말투를 들어 본 것은 처음이네.

앙녕, 가고시마.
여러분들도 스릴넘치는 활화산 있는 동네 여행 한 번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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