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눈 오는 날
어?? 어???!! 하루야 눈 온다! 강아지는 헐레벌떡 밖으로 나갔다. 짓눈개비처럼 애매할까봐 쥐어 준 우산은 장식이 됐다. 아휴 머리에 벌써 이렇게 올라앉았네. 친절히 털어주는 나에게 소스라치며 말한다 -엄마!!! 아까우니까 털지마!! 하루한테 온 눈이니까 하루 거야. 내리는 눈에 소유권을 주장한다. 그도 그럴만 하다. 15년 넘게 도쿄에 살고 있는 나도 하얗게 색을 띄는 눈을 보는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눈이 도로를 덮도록 소복히 쌓이는 풍경은 도쿄 어른들에게도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흔치 않은 일. 사실 하루가 태어난 후로 한 번은 왔던 거 같은데 어릴 때 기억은 모조리 나지 않나보다. -엄마 하루 이렇게 발자국 내면서 걷는 거 처음이야 -엄마 하루가 이렇게 혼자 눈 모으는 거 처음이야 -..
아들과 여자
2022. 3. 1.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