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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하는데 나 같이 성격은 급하면서 운동 신경 없는 사람들 몸엔 반드시 멍이 있을 것이다. 마음은 빨리 가고 싶고 몸은 모서리를 피하지 못한다. 나이 드니 더 하다. 아픈데 생각했던 목적부터 달성하려고 잠시 아파할 시간도 안 주고 절뚝거리며 또 간다. 바보 같다 생각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나.

비 오는 날. 케군이 가고 싶어 하는 곳에서 외식하기.
Baden Baden 이라는 독일 맥주 전문집이다.
유락초 역 근처 전철 선로 밑 굴다리에 늘어선 운치 있는 가게들 중에 있다. 나름 유명한 이유가

1980년에 오픈해서 오래된 것도 있지만

제일 먼저 <호프 브로이 하우스>의 맥주를 수입해 맛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매년 2번 이상 호프 브로이 뮌헨 본사 사람이 품질 체크하러 온다고 함.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못 오셨겠군ㅎㅎ

물론 가 본 적 없지만 세계에서 제일 큰 술집과 제일 유명한 양조장이 바로 뮌헨의 <호프브로이 하우스>라고 한다. 언젠가 케군이랑 둘이 가 보고 싶다. 독일 여행.

백인 웨이터 2명이 계셔서 진짜 여행 온 기분도 듦.
나갈때 혹시 독일 분들이냐고 물어봤다. 이번에 입사한 영국인이라고 한다. 오.. 그렇군.

그리고 말로만 들어 본 독일 요리 <아이스 바인>을 먹어봤다. 어감이 엄청 세련돼 보이는데 뜻은 돼지 정강이라고. ㅎㅎ

돼지 육수라서 국물이 아주 익숙한 맛이다.

맥주는 한 입 먹어봤지만 역시 뭔 맛인지 모르겠다. 한껏 얼굴 찡그리고 다시 돌려줬다. 어른이 되면 술이 달아지고 좋아지게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나 같은 어른도 있었네. 어른이 되면 자연히 철들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처럼.

민증 받으면 어른 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고
애 낳으면 어른 될 줄 알았는데 한참 멀었고
마흔 되면 어른 될 줄 알았는데 택도 없구나.

도쿄역이 웨딩촬영 단골 장소였구나 그러네 예쁘다!

과식하고 도쿄역까지 걷다가

의식이 독일에 가 있는 케군

술 좀 깨라고 단 거 먹였다. 여보 짱 정신죰..

맛차 크림 이마가와 야끼 (풀빵 같은 반죽)

카스타드 크림 이마가와 야끼

하루는 맛차 라떼에 아이스크림 토핑.
이렇게 평일 준비를 위한 일요일 밤을 마무리.
부쩍 힘들어하는 40대 가장 우리 케군 옆에서 해 줄 수 있는게 너무 미미해서 애가 탄다. 고작 이야기 들어주고 맛있는 거 챙겨주는 게 전부. 어드바이스라곤 언제든지 그냥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그런 말 밖에 해 줄 수가 없다. 말 보다 그만한 연봉을 벌어다 주면 직빵에 해결일텐데. 중년의 위기 함께 넘자.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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