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하루는 일주일에 두 번 학원 갔다 깜깜한 밤이 되어 돌아오는 본격 사교육 키즈가 되었다. 내가 이것도 할 말이 차-암 많은데 하늘에 맹세코 우리 부부가 시킨 게 아니라고 메가폰 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응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희한하게 우리 집은 애가 제일 교육열 높다는 게 시트콤이다. 가끔 -하루야 이렇게 숙제 안 하고 시간 보내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하면 아무리 부모지만 돈이 아까워. 중학교 입시 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같이 동네 학교 가서 재밌게 지낼까. 하면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절대로 할 거라고. 제발 시켜달라며. 시트콤이다. 그리고 내 멘트는 전부 진심인데 이게 마치 하고 싶은 아이 못하게 해서 안달 나게 하는 전략처럼 돼버리는 게 아이러니. 우짜뜬, 하루가 일주일에 두 번 이른 저녁밥..
케케묵은 외식일기를 펼쳐볼까 여기는 처음 가 본 이자카야였는데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것이었다. 맛은 기본으로 좋았고 1. 전체가 금연공간이고 2. 아이가 먹을 밥이 충분히 있고 3. 대부분 간이 짜지 않고 (술 안 마시는 사람들 입맛도 존중해 주라!) 4. 저렴했다. 일본 반찬 중 마요네즈계 양대산맥 포테이토 샐러드랑, 마카로니 샐러드를 반반씩 담아 그 위에 계란 그 위엔 후추로 화려하게 엔딩 되어 있었다. 저것들은 탄수화물과 지방(마요네즈)의 조합인 주제에 샐러드라는 이름을 뽐내고 있는 모순 덩어리지만... 거부할 수 없다. 욕하며 먹는 수 밖에 없다. 가격도 저렴한데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이것저것 종류별로 시키는 즐거움이 있었다. https://sanzo.jp/평범하지 않았던 돈카츠 소스 トップ ..
가을이 되면 일본은 밤타령이 시작된다. 밤과자, 밤떡, 밤빵, 밤밥, 밤케이크 한국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일본은 절기마다 꼬박꼬박 챙겨야 하는 아이템처럼 제철 음식으로 어떻게든 매상을 올리려 열심이다. 그리고 잘 먹힌다. 가는 곳곳마다 고구마랑 밤 제품이 지금 아니면 못 먹을 것처럼 기간한정을 앞세우면 다음 해에 내가 살아있을지 장담은 못하니 꼭 먹어야 할 거 같다. 밤 타령이 시작되면 (다른 건 안 그럽니다.) 난 혼자 머릿속으로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연평바다에 어얼싸 돈바람 분다. 진짜 밤타령을 한다. 이해받지 못할 똘짓거리를 말할 데가 있어서 참 좋구나. 밤 가공된 음식 별로 안 좋아하지만 어쩐지 몽블랑 케이크는 매년 한 두 번 시험해 보게 된다. 비주얼에 끌려서. 하지만 늘 지나치게 달아서 ..
작년 일이 되어버렸네? 지구가 여름엔 달달 달구어지더니 겨울에 하나도 안 추워서 땡잡은 기분이다. 나는 겨울이면 손발이 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데 그것 때문에 겨울이 너무 괴롭다. 어떤 주부가 매년 집 안에서 발에 동상 걸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남 일이 아니다. 이게 상당히 가능하다. 그래서 포근한 12월이 너무 감사했다. 1월 중순에도 아직 15도를 넘는 날이 많다. 이렇게 어물쩍 이번 겨울을 넘기려나 내심 기대 중. 일본 인형이 서 있는 가옥을 자세히 보니 미용실이었다. 인테리어부터 반전매력… 저 봉고차 어떻게 주차했지..?블로그를 시작했던 이글루스가 문을 닫았을 때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는 게 슬프지만 막상 이사를 하려니 깜깜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던 거지. 의외로..
2년 전에 다녀왔던 가마쿠라의 레스토랑을 다시 한번 가기로 했다. 세상에 먹을 게 얼마나 많고 가 볼 데가 얼마나 많은 데가 기본자세지만 가마쿠라의 Amalfi dellasera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먼저 가마쿠라까지 가는 동안 1시간 내내 수다 떨 수 있는 지정석에 앉아 워밍업을 하고 (수다를 위한 수다 워밍업?) 가마쿠라부터는 에노덴을 타고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과 일체화 바닷가 철길에 난 좁은 계단을 오르면 갑자기 토토로 세계 느낌 끝에 그림 같은 레스토랑이 출현. 언니 여기 뭐예요? 너무 예뻐요. 에노시마도 보여요! 리카짱과 함께 했다. 리카짱은 제일 살고 싶은 곳이 가마쿠라라고 했다. 지금 친정 부모님이 가마쿠라에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단 소식을 듣고 본인이 살진 못..
야마노떼선 타는 거 정말 오랜만이다. 나는 도쿄에 상경하면 도쿄 한가운데를 빙글빙글 도는 야마노떼 라인은 매일 탈 줄 알았다. 내 생각보다 도쿄는 훨씬 크고 내가 사는 세상은 점점 손바닥만해 질 줄 몰랐지. 이십 대엔 몰랐지 뭐야. 휴루랑 장금이 언니랑 비건 만두 집에서 만났다. 우구이스다니 역에서 10분 정도 걸었다. 조용한 주택가 안에 혼자 반짝반짝 있는 식당이었다. 정말 조용한 주택가 안에 식당이라곤 여기밖에 없었는데 어둑해지기 시작할 땐 이미 테이블이 꽉 찼다. 끊임없이 손님이 왔다. 그것도 외국인만. 우에노나 아사쿠사처럼 관광객이 한번쯤 찾는 곳도 아닌 도쿄 구석 주택가 안에 외국어로 가득 차고 바쁘게 성업 중인 비건 교자집. 이 동네 사람들은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당최 저긴 뭔데 저렇게 ..
이탈리아 사람들이 들으면 자존심 상하겠지만 스파게티는 일본식 소스가 좋다. 암쏘리 이탤리… 일식 스파게티의 대표는 명란, 버터 간장, 일식 육수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탈리안과 마찬가지로 마늘 오일의 페페론치노도 단골 소스. 나는 그 중에 명란으로 버무린 맛을 제일 좋아한다. 버터랑 섞을 때도 있고 크림이랑도 절묘하지만 오늘은 명란 간장 소스를 시켜보았다. 명란, 베이컨, 시소, 김이 올려져있는 메뉴였음. 한 번 믿고 먹어봐요. 명란 들어간 스파게티. 얘는 인생 그냥 쉽게 사는 놈임. 어디 들어가도 다 정답입니다. 살짝 질투 나는 게 사실 명란젓갈은 한국 거다. 일본에 명란을 전파한 것은 가게의 라는 남자였다. 이분의 이야기도 참 기구한데 일본 강점기 때 부모님의 사업으로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유년..
미술관 메이트 이쿠미와 전시를 보러 갔다. 1970년생 아라키 타마나상은 대학시절 멕시코 유학을 경험했는데 전신주에서 늘이고 당겨서 질서 없이 전기를 갖다 쓰던 집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도 하나씩 집을 골라 비어있는 콘센트에 연결해서 멕시코에 집을 지어봤다. 내가 먼저 집을 짓고 다음 이쿠미는 한참을 고민했다. -어쩌지.. 웅...웅... -왜 왜? 둘 데가 없어? -아니~ 동짱 가까이 살고 싶었어.. 내 옆에 살고 싶었다는 말이 웃기고도 감동적이어서 순간적으로 코 끝이 찡했다. 도란나봐. 이런 걸로 찔끔하고. 이런 순간들이 모여 보통의 관계가 훅 깊어지는 거 아닐까. 이곳은 작가님이 사이타마 아파트 단지에서 살던 기억이다. 다닥다닥 붙고 개성 없어 보이지만 하나하나 열어보면 따뜻하고 각양각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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