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심사는 쫄깃했다. 우리 앞 앞 줄에 서 있던 여행객이 37번 데스크에서 심사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국 심사원이 불같이 화를 내며 언쟁이 일었다. 중국어를 쓰는 아시아 여행객이었다. 좀처럼 심사는 끝나지 않고 일행이 자꾸 안 나오자 상황을 보려고 기웃거리는 사람한테도 나가요!!!! 막 극대노까지 하는데 제발… 37번이 우리를 맡지 않게 해 주세요.. 부들부들 떨었다. 도대체 심사원한테 뭔 짓을 한 거야… 가뜩이나 긴장돼서 내가 얼마나 미국 입국 연습을 했다고요. 그리고 간발의 차로 우리는 38번에 불려 갔다. 우리 뒤의 사람들.. 37번으로 ;ㅁ; 사요나라… 38번 직원은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국인, 일본인 부부에게 번갈아서 그 나라 말을 써 줬다. 나한테는 UmG 엄쥐~ (손가락 스캔~ ) ㅋㅋ너..
우리가 이런 날이 왔다. 하와이를 간 것이다. 케군이랑 내가 늘 꿈꾸던 여행지가 바로 하와이였다. 꿈을 꿨다기보다… 막연히 그리던 곳? 연예인들이 매년 간다잖아. 우리는 그런 부자들이 가는 여행지 가면 안 되는 줄 알았지. 하와이뿐만은 아닌데 뉴욕, 런던, 파리가 더불어 왠지 그렇다. 그래서 하와이에 다녀온 사실은 여전히 꿈만 같다.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날밤을 새서 시차에 적응할 만큼 아이가 컸다는 것도 그렇고 꼭 연예인만 가란 법 있냐 대담함도 생겨야 (내겐 중요함 ㅋㅋㅋ) 되는 인생에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 기회였다. 공항가는 길 어찌나 날이 좋은지 창 밖을 찍었다. 찰칵 찰칵 셔터 소리를 듣고 내 앞에 앉은 아저씨가 서류에 매여있던 시선을 들어 창 밖을 보고 동영상 버튼을 누르셨다. 셔터 소리..
이번 여름방학에 단 둘이 간 곳은 나리타였다. 주말에 다 같이 가기에는 가계에 압박이… 숙박비 두 배 식비 네 배라 싸고 알차게 가려면 역시 평일이다. 스카이라이너에 타자마자 테이블 내리고 편의점에서 산 점심을 펼치고 쓰레기 봉다리를 걸어두는 곰돌이알아서 챙긴 1박 여행용 가방에서 알콜 티슈도 꺼내 손도 닦는다. 야무지다 야무져. 저걸 챙긴 지도 몰랐다.하루는 몇 년 전부터 비행기에 관심을 보였다. 시작은 탑건 매버릭 영화였다. 미니온즈를 네버엔딩으로 보던 아기가 탑건을 (20년 전 버전까지) 네버엔딩으로 재생하더니 도서관에서 비행기 관련책을 읽고 또 읽고 파일럿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봐달란다.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일단 무언가 꿈이 생긴 게 너무 기뻐서 나는 속으로 ‘됐다!’ 소리쳤다..
여름이 되자마자 케군은 바베큐장을 예약했다. 이제 정갈한 숯댕이 쌓기도 보여주고 살짝 아웃도어파가 되주고 있다. 감격… 야채 굽굽. 야채 넣은 라면도 끓이고 마늘도 굽굽김치를 종류별로 준비나머지는 하루가 요리사~ 짜~~ 파게티~ (이 광고 모르는데 내 블로그에 와 주는 젊은 독자분들 새삼 고마워요~) 팝콘을 숯불에 도전해봤는데 소리소문 없이 실패했다. 아.. 이런 불로는 안 터지는군요? 후식으로 과일 먹으며 도서관 책을 읽었다. 올해 첫 반바지 개시눈 감은 사진밖에 안 찍어 주니까 그냥 셀카 할게요.우리 오늘도 놀러가요시즈오카현 아주 작은 관광지를 찾았다 코마카도 카자아나 동굴 駒門風穴 약 1만 년 전 후지산 분화로 생겨난 동굴이라고 한다. 입구 소박 매표소 깜찍 동굴도 귀여움 찾는 사람도 없고 한적하다..
# 돼지갈비와 밑반찬 내가 방 안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동안 하루는 너무 잘 지냈다. 서녕언니는 인생 두 번짼가. 육아도 잘했다. 입에 침 마르게 대답해야 하는 질문쟁이 하루의 질문을 다 접수 대응. 한국에서 처음 보는 거 투성이라 평소보다 질문력이 3배쯤 상승했었는데 그걸 다 막아내었다. 그리고 무슨 질문을 하든 마지막엔 기승전결로 그러니까 엄마한테 잘해야 돼 엄마가 얼마나 힘들겠어. 한 마디씩 꼭 붙였다. 언니 ㅋㅋㅋㅋㅋ 모든 질문의 결론을 어떻게 그렇게 ㅋㅋㅋ. 그 기술 훔침. 나 대신 하루는 언니네 동네에서 젤 맛있는 갈비를 먹고 너무 맛있었다고 감탄 감탄을 해서 언니랑 형부는 사 줄 맛이 났다고 한다. 여행 끝나고 하루 디지털카메라 사진을 노트북에 저장하면서 갈빗집 사진을 봤는데 먹지도 않았을 밑..
# 냥냥한 파라다이스 써녕엉니네는 ‘달이’라는 샴고양이가 있다. 나는 드디어 달이를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렜었다. 그런데 이게 웬 빅잼. 때마침 언니 지인이 여행가 있는 동안 맡은 고양이 둘이 추가로 득실득실. 이곳은 천국행이었다. 펫이 있는 집에서 자는 게 처음인 하루는 아침에 눈뜨고 밤에 잠들 때까지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냥냥이들과 함께 기상. 아직 꿈인가 싶고요!!애교 작살이던 개냥이 연두새침한 호두 #죽을 준비해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 어쩐지… 죽을 만큼 아프더라… 진짜 천국 가는 줄 알았다. 하아… 검사 결과 나오자마자 나는 고양이 못 만지… 하루는 엄마를 피하고.. (와 이게 제일 슬펐음) 다행히도 나는 집에 남았고 언니들은 예정대로 하루를 데리고 캠프를 가 주었다. 하루..
# 송편은 어디에 일본도 널린 게 떡이지만 나라마다 떡이 또 다르다. 팥, 물엿, 흑당, 인절미 가루와 떡 조합은 똑같이 있지만 꿀떡…. 설탕물에 깨 섞은 그 꿀떡은 일본에서 본 적이 없다. 한국슈퍼에서 냉동 꿀떡을 사 준 이후로 하루는 그 이름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송편’ … 삼송빵집에 가면 팔 줄 알았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그래도 납작하게 구운 호떡을 발견하고 무진장 맛있게 먹은 하루. 꿀 들어간 것도 모자라 겉이 바삭바삭 아스라 진다니 삼송빵집 지니어스다. 전철역 근처에 떡집이 있길래 일부러 길 건너 다녀왔는데도 없었고 아무튼 송편 찾아 며칠 다니다가 평택 언니네 갔더니 역 안에 팔고 있었다. 하루 머리 위로 빵빠레가 울렸다. 이모: 하루야 인절미도 맛있는데 먹을래? (도리도리) 인절미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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