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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입니다.

바닥에서 자라고 우리가 시킨 거 아님.
이거시 바로 생후 100일부터 시작한 수면 교육의 결정체이지요.
“엄마 하루 잠을 푹 자고 싶으니까 혼자 잘게.”라는 소리를 초2가 한답니다. 한번 푹 잘 자 본 아이는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잠을 잘 못 잤을 때의 컨디션을 느끼고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짜증이 많으면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 본인이 가장 힘드니까.

아침 먹으러 왔습니다.
맑은 국이랑

깔끔한 아침 상.

탱탱 볼이야?

난 일찍 온천에 다녀와서 밥 먹으러 갔고 케군이랑 하루는 밥 먹고 온천에 갔다 올 동안 테이블을 창 가에 옮겨 화장을 시작했다.

아주 유난일까 봐 말하기 부끄러운데 이따시만한 거울을 여행지마다 들고 다닌다. 어두운 데서 화장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 창가 쪽에 거울이 없으면 내 거울을 꺼내기 위해. 방에 있던 드립 커피 한 잔을 내려 조식 식당에 있던 우유를 가져와 카페오레를 만들었다.

오셨군요.

이제 체크 아웃.

어제만 빼고 다시 날씨가 구겨졌다. 비 오는 날 섬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많이 없어서 <토키 숲 공원>에 갔다. 토키는 논에서 볼 수 있는 조류인데

학? 두루미? 친척쯤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겼다. 지금은 멸종위기.

니가타에서 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도쿄를 대표하는 동물은 뭐가 있을까?
우에노 팬더?

공원에 있던 조약돌

도키 실물 영접

조금 일찍 니가타시로 돌아가는 항구로 왔다.

선물을 사기 위해서
신칸센 역보다 여기 페리 선착장이 더 살게 많아 보였다.

티켓을 끊고 이번에는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는 ‘카 페리’로 1시간 반 만에 귀환하겠습니다. 카 페리 슬로건이  ‘바다의 비행기’였다.

마지막에 들린 화장실에서도.
“잘 와 주셨어요!” 뭔가… 환영은 하는데
요우! (잘)라는 느낌이 어후.. 이런 델 다.. 어떻게 오셨어요. 하는 뉘앙스라 니가타에 온 우리가 너무 신기하다는 느낌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웃음이…

우리가 탈 배가 도착하고

좌석을 안내받았는데 정말 비행기 좌석처럼

이런 느낌! 그래서 바다의 비행기라는 건가?

…. 가 아니었다..

소리 소문 없이 출발하더니 진짜 우리가 정말 물을 가르고 가는 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적이고 평온하고 그리고 빠르게 이동했다.

아무 움직임 없이 똑같은 풍경을 비추는 창밖을 몇 분 보다가 우리 모두는 꼴까닥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서 바다의 비행기였구나! 정말 비행기 탄 느낌이었다. 멀미약 필요 없는 배.

자기 짐 매고 우산 쓰고 장난감 보조가방에 넣어서 앞 줄에 버클 채워놓은 일곱 살 여행 달인.
너무 편하게 여행했다. 갈수록 정말 같이 다닐 맛 나는 아이다. 감사합니다.

신칸센 타기 전에 우리의 목표
첫날, 역사박물관 직원 분께서 알려주신
‘타레 카츠 동’을 먹기 위해 <마사짱>에 왔다.

쇼와 40년(한… 1970년대?)에 창업한 곳이라고 적혀있음.

니가타 역 앞의 마사짱은 정말 깨끗하고 쾌적했다.

나는 니가타 세트를 시켰다.
카츠카레동이랑 니가타 가정에서 많이 먹는 조림이나 무침이 반찬으로 나오는 정식.

특제, 보통, 3장, 미니. 이렇게 사이즈 별로도 고를 수 있었다.

양배추는 따로 (리필 가능) 먼저 나오는 군.

내 거.

사실 애써 튀긴 애들을 왜 눅눅하게 소스로 칠갑을 하나 아까운 기분도 있었는데 은근히 뭐지? 바삭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돈까쓰처럼 좀 얇은 편이라 난 너무 맘에 들었다. 소스는 달달 간장 맛. 그냥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

하나 더 먹고 싶어서 시킨 아츠아게 ( 튀긴 두부를 가츠오부시, 간장, 생강 뿌려 먹는다.) 어디나 있는 걸 왜 시켰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린 배고팠다. ㅋ

초딩 입맛에도 맞춤 음식입니다.
셋이 기립 박수를 치며 일어났다.
계산하려고 보니 복도에 사람들의 긴 줄이 생겨있었다. 하마터면 못 먹고 차에 오를 뻔했다.

자 또 클리어해야 할 숙제
니가타에 왔다면 ‘사사당고’
다른데 잴 것 없이 무조건 <타나카야> 에서 사야 한다.

묶음으로 사기엔 정말 유통기한 (상미기한)이 짧아서 안 되겠고 낱개로 하나씩 구입했다.

얘도 할 일이 많아 바쁨.
스탬프 찍기. (꼭 이렇게 도장 찍은 종이는 무사히 남아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날아가기, 떨어지기, 빠뜨리기 아무튼 어디 간지 모르기)

귀여분거 보면 함께 해야 함

사사당고 궁금하시죠?

‘사사’는 대나무 잎입니다.

여기에 싸서 찐 팥들은 쑥떡.
근데… 하아.. 묶음으로 사 올걸 그랬다.
부드러움과 쫑득함이 어나더 레벨이야….

슈슈슈슈슉 니가타의 새로운 이미지도 발견하고 (아니 처음부터 아무 이미지가 없었다는 게 새삼 미안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게 넘쳐나는데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러분들 자부심을 가지세요. 니가타는 좋은 곳입니다! 여행할만합니다! ㅋㅋㅋ

소소한 거 좋아하는 동서네는 니가타 명물 카레와 금을 좋아하는 어머님께 금가루가 뿌려있는 팥빵을 사다 드렸다. 금이 번떡 번떡 한 빵 등짝을 보고 많이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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