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오쿠보에 있는 쭈꾸미 도사 본점에 가서 촵촵촵. 치즈 넣은 계란찜은 처음 먹어봤다. 진화한 한국음식 접한 느낌이었다. 뫄싯네…. 쭈꾸미 양념도 너무 맛있었는데 추억의 야끼만두가 위에 올려져 있어서 반가웠다. 역시나 일본친구들에겐 인기가 없었다. 기름에 쩔은 눅눅한 껍데기에 속은 고기 아닌 잡채면인 것이 노이해인 모양 ㅋㅋㅋ 그래… 뭐… 맛이 있다곤 할 수없네. 쭈꾸미도사는 재일교포, 일본친구 모두모두 열광하며 먹었다. 밥까지 비벼서 싹싹.집에 오는 길에 분식집에서 김밥을 하나 포장해 왔는데 동남아 국가로 보이는 알바 분이 계셨다. 한글 메뉴로 ‘흑미 김밥’이라고 주문을 해야 할지 여긴 일본이니까 黒米キンパ 이라고 주문해야 할지 순간 망설여졌다. 겜블러의 심정으로 ‘흑미 김밥’ 구다사이. 했더니 하이. ..
아르바이트 출근 했더니 미얀마 출신의 묘상과 나, 단 둘이었다.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내게 묘상이 애호박을 가지고 왔다. 묘: 이거 완전 상했는데 버릴까요? 누가 봐도 변질된 상태였다. 당연히 사람에게 먹일 수 없으니까 폐기 처분이겠지만 뭔가 일본에서 좀 살아 본 고인물로 촉이 발동했다. 동: 일단, 타무라상 오면 보여주고 버릴까요? 묘: 이거 완전히… 아. 네. 그 뒤의 프로세스는 모르겠지만 맘대로 버리면 안 될 거 같았다. 타무라상이 출근했고 애호박이는 어떻게 될까 묘와 나의 이목이 집중됐다. 뭐 셋이나 증인이 있으니 충분히 그의 운명을 결정지어도 될 것 같았는데 … 타무라상이 애호박을 해부해 (반으로 갈라) 내부 사진을 접사하고 그룹 챗에 있는 상부에 (에리어 매니저)에 보고를 하더라. 아무리 ..
장금이 언니랑 토요일에 만났다. 그리고 나의 기똥같은 획책으로 토라노몬 힐즈를 향했다. 얼마 전에 시부야에서 전시를 보고 평일인데도 넘쳐나는 외국인 인파에 진심 놀랐기 때문이다. 토라노몬 힐즈는 오피스 위주로 꽉꽉 찬 빌딩인 데다 얼마 전 아자부다이 힐즈가 따끈따끈하게 오픈해서 살포시 각광이 비껴간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삐까리 뻔쩍하고 매력적인 가게들이 많다. 게다가 출근하는 사람도 없고 관광하는 사람도 없고. 원래 가려고 했던 델 찾던 중에 너무 맛있어 보이는 브런치 가게를 발견했다. 탐스럽게 늘어뜨린 드라이플라워들에 홀리듯이 들어갔다.식기도 예쁘고 음료수 추가 안 해도 홍차를 계속 무료로 따라주는데 20분에 한 번씩 다른 종류로 교체가 됐다. 자원봉사 수준.우리는 샐러드+빵, 파스타+빵 브런치를 하..
영어 그룹 레슨에서 60대 여성분을 만났다. 자기소개를 하시는 첫 문장부터 발음이 예사롭지 않으신 게 일본인에겐 들을 수 없는 느낌이었다. 현지에 살다 온 게 아닌데 이렇게 영어 발음 굴러가는 일본 사람 처음 만났다. 모두가 궁금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스스로 오랫동안 중국어 선생님을 하셨고 특히 중국어 발음 교정이 전문이라고 하셨다. 오오- 그 어렵다던 중국어를. 내 옆자리에서 나랑 짝을 이뤄 다이얼로그 파트너를 하게 됐다. 다른 팀들보다 일찍 끝내고 도쿄의 맛있는 중국집 가르쳐달라거나 영어로 사담을 나누면서 살짝 친해진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이 분은 참 아는 것도 많고 이력도 굉장하고 그런 나이임에도 열정 있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여 너무 호감이다…라는 인상 속에 수업을 마치고 일어났는데 나한테 J..
고만해 하루야-앵글에 자꾸 먹다 남은 카레 빵 밀어 넣는 좌식.돗자리, 도시락, 군것질 가지고 올해도 동네 식물원에 사쿠라 구경을 갔다. 계속 만발한 꽃잎 위로 비가 계속 내려서 다들 조마조마했는데 잠깐 멈춰준 딱 하루 모두가 사쿠라를 보러 나왔다. 우리도 다 제쳐두고 달려왔다.비록 축축한 잔디에 구름 낀 날이어도 즐거워요.카레 빵 드립 연달아하니까 터짐.하루가 생각해 낸 앵글 with 사쿠라 하루는 해리포터 지금 4편 불의 잔 중간까지 왔어요. 원제목이 Goblet of Fire 란 거 처음 알았다. -엄마 고블렛이 뭐야?-고블렛이.. 뭔데? 어디에 나와?-이거 제목이야.-아 불의 잔의 그 잔이 고블렛인가 뭔가 그거래?고블렛 같이 구글로 찾아보고 컵이랑 고블렛의 차이가 뭔지 읽었다. 비밀의 방은 Ro..
혼자 우에노에 산책하러 갔다. 사실 온 가족이 같이 갔는데 가는 길에 하루가 엄마한테 너무 짜증을 내서 늬들 둘이 박물관 가. 나는 이런 기분으로 쟤랑 휴일을 못 보내겠네. 이따 만나자. 하고 우에노 안에서 헤어졌다. 여자들이 생리 전에 불안정할 때 처럼 사춘기 애들이 자기 맘이랑 다르게 빗나간 태도가 나가버린다는 걸 안다. 호르몬 핑계대고 여자들이 계속 저러다간 연인이랑 헤어지고 친구도 잃는 것처럼 사춘기라고 영원히 이해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우에노 분수대를 지나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클래식한 건물들이 보인다. 국제 어린이 도서관도 클래식한 건물 중 하나인데 건축가 안도 타타오의 디자인으로 모던과 클래식이 버물버물 되어 있다. 가자마자 테라스가 보이는 식당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우에노가 사람으..
요즘 부모는 일단 시작부터 을이 된 기분이다. 공부하는 자식 앞에서는 괜히 더 약해진다. 화내지 않고 조곤조곤 아이에게 뭐든 타이를 줄 아는 것이 부모의 기본 소양인 데다가 공부하는 애가 기분 상할라 분노가 날 삼키기 전에 이 상황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랑 딜을 할 땐 무슨 거래처에 굽신거리는 영업직이 된 거 같다. 그걸 또 아이가 아는 거 같을 땐 더럽게 약 오른다.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공부 잘해보겠다고 선언한 아들은 내 속으로 나온 새끼란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특했다. 그래서 공부 방해하지 않게 괜히 기분 상하지 않게 살살 내가 눈치를 보게 되더라? 근데 얘는 불행하게도 말만 번지르르하다. 얘가 불행한 게 아니라 내가 불행하다. 진짜 객관적으로 타고난 공부 머리도 평범한데 의지가 독한..
올해부터 하루는 일주일에 두 번 학원 갔다 깜깜한 밤이 되어 돌아오는 본격 사교육 키즈가 되었다. 내가 이것도 할 말이 차-암 많은데 하늘에 맹세코 우리 부부가 시킨 게 아니라고 메가폰 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응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희한하게 우리 집은 애가 제일 교육열 높다는 게 시트콤이다. 가끔 -하루야 이렇게 숙제 안 하고 시간 보내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하면 아무리 부모지만 돈이 아까워. 중학교 입시 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같이 동네 학교 가서 재밌게 지낼까. 하면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절대로 할 거라고. 제발 시켜달라며. 시트콤이다. 그리고 내 멘트는 전부 진심인데 이게 마치 하고 싶은 아이 못하게 해서 안달 나게 하는 전략처럼 돼버리는 게 아이러니. 우짜뜬, 하루가 일주일에 두 번 이른 저녁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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