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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하는 여자

집밥일기

Dong히 2024. 3. 25. 17:52

밥통에 여러 가지 때려 넣고 만든 새우죽이랑 새우만두를 구웠다.

나도 케군도 만두를 너무 사랑하는데 요즘 일본은 교자 바람이 불어 냉동 코너에 각종 만두로 넘쳐나 즐겁다. 새우만두, 고수만두, 김치만두, 부추만두, 후추만두 테마도 다양하게.

사실 집에서 만드는 날 반, 사 먹는 날이 반.
슈퍼에서 사 온 반찬에 치라시 스시 (회덮밥 느낌)

고기, 두부 넣고 오이스터 소스로 간을 한 볶음밥
배추랑 닭고기 넣은 찜

아르바이트 끝나고 출출해서 도시락집에 갔다. 반찬하나 오니기리 하나를 사고 정수기 물을 한잔 뜨는데 물이 폭포수처럼 쫙쫙 퍼부어 손이 흥건히 다 젖었다. 물이 공격을 하더라고. 종이컵에 물이 들어가자마자 퉁겨져 나와ㅋ

잠시 살림 좀 보고 가세요.
침대 머리맡에 충전기를 딱 고정시키고 싶었다. 자석도 달아보고 백엔샵에 파는 여러 가지를 시험해 봤는데 자꾸 맥없이 떨어져서 고안해 낸 최종안. 집에 있는 잡동사니로 만들어봤는데 몇 달 동안 불만제로입니다.

야채실을 탈탈 털어 볶았다.
딱히 이름들은 없다.

케군은 항상 퇴근 때만 되면 “오늘 밥 뭐야?” 하고 묻는다. 제발… 이 질문 안 할 수 없는지.
기분이 좋을 땐 설명해 준다.
어.. 오늘은 마카로니 파스타 샐러드가 있고
실파가 있길래 채 썬 야채랑 볶다가 폰즈로 간을 한 거랑.. 피망이랑 부추랑 양파랑 당근이랑 짜투리 야채를 돼지고기 넣고 간장으로 간을 해서 짭쪼롬하게 볶은 것도 있어. 하아.. 아무리 기분 좋게 시작해도 말 끝은 늘 지친다.
하루랑 한바탕 하고 육아로 너덜너덜해진 날은
대충 이것저것 했지. 이름이 워딨어!
뭐 맘에 안 들면 안 먹을 거야? 걍 와서 확인해. 일갈하는데

그러면 또 안쓰럽게 아니.. 이름이 있는 거면 알고 싶었을 뿐이지.. 쪼그라든 메시지를 보낸다. 그럼 또 미안해서 대충은 말해주는 일이 무한 반복..

최근에 안 사실인데 케군은 무슨 술을 꺼내면 좋을지 구상하면서 퇴근한다고.. 듣고 나니 이해는 됐다. 으이구 몇 년을 나한테 혼나지 말고 일찍이 이유를 얘기해서 이해받던가. 어쩜 그렇게 소통하는 방법을 모를까.

어떤 날의 이상한 조합
카레와 바게트 프렌치토스트

집에 고급 하몽이 잔뜩 도착했다.

샐러드에 뿌려 먹는 건 질리지 않지만

빵 위에 오픈 샌드로도 먹고

끼워서도 먹었다.

토마토 통조림이랑 밥, 야채를 넣은 미네스트로네 스타일 죽을 아침마다 먹었다.

다랑어 회를 깻잎에 싸서 먹고
같이 먹은 반찬은

고추장과 춘장을 섞어 중국과 한국 중간쯤의 이름 모를 볶음

밥, 낫또, 수란, 미츠바 (아기 미나리 느낌의 채소)
달걀, 시금치 등등 넣은 오믈렛
오징어 젓갈.

마지막 남은 하몽을 사치스럽게 수북이 쌓아
비프스튜, 바게트 빵, 당근 라페랑 먹었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를 보다가
망고를 갈비처럼 뜯어먹는 장면에 자극 받아 생전 처음으로 일본 슈퍼에서 망고를 사 왔다.
그런데 이건 생각보다 시었다. 내가 상상한 맛은 애플망고였나 보다. 세븐 일레븐에서 냉동 망고를 샀어야 했어.

태계일주 뒤늦게 보면서 지구 오락실 이후로 오랜만에 예능의 소중함과 감사함까지 느끼는 중이다. 하루 종일 웃을 일 없다가 이번 주에 정말 중안부 얼굴 근육이 고층으로 몇 번이나 솟았다.

제일 웃겼던 게 하우 데어? 어딜 감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랑
뭐든 입으로 먼저 집어넣는 기안에게 참 비위가 좋다니까 집에서  배탈 난 적이 더 많다며. 인도 위생적이랰ㅋㅋㅋ 저 말은 자기 전에 또 생각나서 혼자 쳐 웃고 잤다.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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