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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어권 인스타에서 또르띠야 레시피를 발견했다. 프라이팬에 똘띠야를 한 장 깔고 위에 시금치, 계란 치즈를 올려서 잘 구운다음 반으로 접어 먹는 방법.

처음엔 어설펐는데

두번짼 성공했다.

진짜 맛있어요. 여러분.
샐러드용 닭가슴살이나 머슈룸. 단백질과 채소 재료를 취향대로 바꿔도 좋다.

일본에선 배추 반 포기를 사면 국에 넣고 겉절이로 먹고 쬐끔 김치 만들고 남아버린다. 남은 걸 전으로 부쳤더니 케군이 헐레벌떡 막걸리를 담아 온다. 부침개 할 거면 미리 말해야지 하면서 입꼬리 계속 상승 중. 일본사람 중에 부침개 싫어하는 사람을 아직 본 적 없다.

케군이 인터넷으로 산 달달하고 짭짤한 고기반찬인데 너무 짜서 어지러울 지경. 이런 건 밥 위에 올리면 간이 딱이다.

니쿠자갸. 밥 위엔 유카리 가루.

케군이 주문한 규탕이 왔다.
규탕엔 토로로 (마 갈아놓은 것)를 밥에 뿌려 같이 먹는 게 정석이다. 근데 역시 집에서 굽는 건 너무 어렵다. 질겨진다. 규탕은 전문가가 부드럽게 구워주시는 게 최고니까 밖에서 사 먹기로.

쑥갓이랑 새우 넣고 부침개 한판.
오늘도 케군은 막걸리 타임.

우리 집의 정체성은 약간 이런 느낌.
내가 담근 깻잎 김치 (가위로 숭덩 반 잘라 놓는다)에 일본식 우나기가 함께 한다.

어떤 날은 일본식 돼지고기 된장찜에 깍두기 볶음. 시금치나물 (시금치가 너무 싸서 잔뜩 만듦)

낫또 밥에 오이고추 (나고야 된장 소스) , 스팸 계란 부침 원 플레이트 아침밥.

키누아 샐러드랑 슈퍼에서 산 마카로니 샐러드 빵 위에 올린 오픈 토스트.

겨울엔 겨울 채소를 먹고 싶잖아요.  버섯이랑 양파 넣고 볶고, 당근으로 전 부치고 우엉 마요네즈 섞은 샐러드, 굴 넣고 미소시루 만들었다.

타이 갔다 온 장그미언니가 팟타이 소스를 사다 줬다. 볶은 계란이랑 고수에 가려져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ㅋㅋ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남은 고수를 떡볶이 위에 올려봤다.
근데 떡 없는 떡볶이. 채소 듬뿍 넣었다. 원래 떡볶이는 떡 때문이 아니라 소스 때문에 먹고 싶은 거니까.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 날.
크리스마스엔 가구 조립이죠.
재택근무 환경을 좀 개선해 주려고 케군용 테이블을 샀다. 운동 다녀온 케군이 막 샤워를 하길래 음… 테이블 조립하면 또 땀날 텐데? 뭐 지금 당장 찝찝한 것도 싫겠지. 하고 가만있었다. 테이블을 조립하려고 각을 잡았다. 음… 첫 단계 잘못 끼우면 나중에 도로 다 빼야 할 텐데.
-여보짱, 이거 이 방향 맞아? 여기 잘해야 나중에 두 번 일 안 하지 않을까?
-…. 음! 앗떼루 (맞아)
그리고 몇 단계 더 진행하다 하는 말,
-앗! 반대다! 다시 빼야 돼.
호오.? 내 생각이 맞았어.
그리고 한참 테이블을 조립하다 하는 말,
-아… 땀 나. 그냥 테이블 조립하고 샤워할걸.
호오? 내 생각이 맞았네?
케군이 답답하기보다 오늘따라 선견지명 오진 나에게 몰래 감탄한 날이었다. 내가 이만큼 케군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도 좀 놀라웠고.

크리스마스 전에 메구상이 친구한테 받은 고구마를 한가득 나눠줬다. 그래서 고구마 수프도 만들고

감자랑 같이 구웠다.

다 산거임

고구마 수프에 후추는 좀 아닌가?
왠지 저 비주얼이 익숙해서 뿌렸는데 케군이 갸우뚱했다. ㅋ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니 아닐 수도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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