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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도쿄 돔 야구장.
어린이를 위한 무료 개방의 날이었다. 운 좋게 인원수 제한하는 추첨에 뽑혔다. 구장에 직접 서 보고 공놀이도 하고 달려보는 것뿐이었지만 언제 이런 랜드마크 (야구장 상태일 때) 안에 들어와 보겠어.

솔직히 이 프로모션의 목적이 알쏭달쏭했다. 어린이들이 야구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것인지 도쿄 돔을 홍보하는 것인지. 그게 안정성인지 규모인지 시설인지. 참 마케팅의 세계는 어렵네.

그냥 하루가 귀여움.

그냥 중계로만 보던 선수들 자리라던가

레트로한 분위기의 선수용 전화기라던가

선수들 대기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훔쳐보는 게 좀 재밌었다.

집에 가는 길에 이런 VIP 시트도 보였다.

부자들은 이런 데서 야구나 콘서트를 보는군요?

되게 개미처럼 보이는데 좋은 자리 맞는 것인가. 뭘 라이브로 관람해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네 긁적긁적.

자전거 타고 과학기술관에 갔다.
엄청나게 반복한 레퍼토리지만 연령에 따라 관심사와 관심도가 다르니 질릴 수가 없다. 어릴 때 겁 잔뜩 먹고 무서워서 내려온 사고 재현 운전석. 초3이 된 하루는  드디어 제작자의 의도대로 경각심 고취되어 줌. 앞에 외국인 가족이 관광 중이었는데 아니 이런 구석탱이 과학관을 찾아오시다니 어디서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하다 ㅎ  

나도 과학을 즐깁니다. 얼굴 인식 카메라에 몇 살로 나오나 체크하기. 웃으면 서른 넘고 안 웃으면 28살이다. 이만하면 인생성공해씁니다. 크하하하하

작고 레트로한 매점에서 핫도그를 하나씩 먹으면 그날 육아는 거의 다 한 셈이다. 가자고 조를 필요 없이 박물관, 과학관 폐장시간은 저녁시간을 넘기지 않아 고맙다.  해가 기울어서 수월한 귀갓길에 반찬 두어 개 사다가 저녁밥을 차린다. 개운하게 씻고 둘이 예능 프로를 보다가 잠자리에서 인형 놀이를 하다 잠들기. 초3인데 아직 인형놀이 하는 아들 또 있다고 말해줘요.  

돈키호테에 달고나 세트가 100엔에 방출된 것을 발견했다. 오징어 게임 때 막 찍어내던 것들이 이제 묵은 재고로 골칫거리가 되었나 보다.

와 저 달구는 그릇 하나만 들어있어 줘도 돈값했을 텐데 모양틀에 찍고 자르고 떼고 할 것까지 싸그리다.

심지어 폴딩 가능 해. ‘ㅁ’ 원래 얼마였던 건지 급 궁금. (단서가 없어서 끝까지 알 수 없었다)

당장 하루랑 만들어 봤다. 어! 나 그 베이킹 뭐시기 집에 있어! 백엔샵에서 산 미니 가림판이랑 바베큐하고 남은 착화제를 준비했다. 딱이네. 달고나를 위한 세트구만. 만들면서 어릴 때 추억을 하루한테 말해줬다.
-엄마가 초등학생 때 학교 앞 공터에는 ‘뽑기 아줌마’가 꼭 있었어. 학교에서 주는 우유를 안 먹고 아줌마한테 갖다 주면 뽑기 한 개 아니면 방방이 10분을 탈 수 있었어.
하루는 뽑기 아줌마 시스템에 너무 궁금한 게 많아서 질문을 쉴 새 없이 했다.
1. 그 받은 우유들을 아줌마는 어떻게 처리하는가. 유통기한도 짧은데.
생각해 보니… 그러네? 아줌마는 그 우유를 어디다 또 유통했을까.
2. 옷 핀으로 뽑기 틀을 뽑다가 들키면 어떻게 되는가.
음.. 아줌마도 모른 척~ 해 준 거 같기도 하고.
3. 우유를 팔아먹은 사실을 학교나 가정에서 들키면 어떻게 되는가.
글쎄… 나… 나쁜 일이긴 한데 알면서도 혼내진 않았지.
4. 우유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좋아하는 우유를 참고 뽑기를 했는가.
우유를 좋아했던 초등학생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건 옛날 서울우유가 (학교 보급용) 너무 연하고 맛없었기 때문인 거 같아.
5. 아니! 우유가 옛날에는 맛이 달랐단 말인가!
어 맞아. 달랐어. 일본 와서 엄마가 우유 먹고 놀랐었거든.
5. 뽑기 아줌마는 그렇게 큰 방방이를 매일 설치하고 접고를 반복했는가.
그러지… 않았을까?
6. 뽑기 아줌마는 모양대로 뽑는 프로였는가.
아줌마는 실패 안하고 모양 자르는 거 잘 하는 사람이었냐고? 만드는 것만 봤지 뽑기하는 건 본 적이 없어.

근데 왜 내가 아는 색이 안 나오지?? 몇 번을 해도 이상했다. 그러다가 깨우침. 베이킹파우더랑 베이킹 소다는 다르다는 걸!  하아.. 진짜 바보다. 예전에도 빵 만들 때 몰라서 찾아봤었는데 또 까맣게 잊고 있다. 난 아마 기억력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거야.

그리고 다시 베이킹 소다를 사서 다음 날 재도전했다.

그롸치. 이거지. 이 색이지. 이 냄새지.

추억이다 추억이야.

한 입 먹고 눈 번쩍!

근데 하루는 하나를 다 못 먹었다.
엄마 이거 달아도 너무 달다. 라면서 이빨 자국이 난 반 쪽을 랩에 싸 달라고 하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다시 먹었다.

배가 불런네 배가 불렀어. 라떼는 이런 달달이 읎어서 못 먹었는데. ‘ㅂ’
그래도 100엔으로 이 정도면 뽕뺐다.

둘이 노래방 온 날.
평일 낮에 둘이서 1시간 노래 부르고 드링크 바 추가했는데 750엔 나왔다. (초등학생은 반값) 괜찮네~~

하루가 요즘 연습하는 노래는 <やってみよう>
초등학교에선 응원가로 모르는 아이가 없댄다. 우리 시절 신해철의 ‘그대에게’ 느낌인가.
(아웈ㅋ 너무 옛날사람이다 나)
노동요로 들어보세요.
아주 씬나요

https://youtu.be/eIja9BI_h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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