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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끼토리를 먹으러 갔습니다.

배경이 된 하루가 저렇게 좋아 죽는 이유는

어미가 베이컨 망또 입은 메추리에 고추장으로 얼굴을 그려줬기 때문이죠. 

하루는 생일에 자기 취향의 초콜릿 케이크( 하얀 크림이 없는 게 좋다고 합니다)를 리퀘스트했었다. 생일이 1월이라 크리스마스 전부터 스펀지 케이크를 사 뒀다. 생크림은 (초코에 살짝 섞으려고) 미리 사 둘 수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크리스마스 때만 잠깐 품절이다가 금방 편의점에 다시 나와줬다.

집에 있는 물건들로 어찌어찌 케이크를 올리고 생크림과 밀크초코를 녹여 코팅 중! 사실... 이런 거 나도 처음해봐서 이게 맞는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건지 긴가민가하며 만들고 있다.

어디서 주워 본대로 초코를 감자 깎는 칼로 갈아 놓았다.

내가 생각한 건 이런 톱밥 같은 느낌의 데코였는데

뭐여!! 왜 진흙처럼 되는 거야 ㅋㅋ 아.. 초코가 다 식으면 올렸어야 하는구나... 이건 요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머리가 나빠서 실패했다. 아몬드 슬라이스를 뿌리고

설탕 파우더를 뿌려서 아무튼 완성입니다!

생일 축하해.

아침부터 ㅋㅋㅋ 생일 축하하고 달달한~ 모닝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하루가 좋아하는 고깃집.

벌써 일곱살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은 유원지에서 자동차 놀이기구 타기!
이 놀이기구는 생일에 타야 할 이유가 있었다. 지난달에 갔을 때 6살까지는 보호자가 운전석에 앉아야 하고 아이는 조작하면 안 된다고 해서 벌써 초등학생인데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던 하루. 일단 타긴 탔는데 하루는 머리를 푹 숙이고 억울함에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울고 불고 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기분 나빠하는 하루가 낯설고 신기하다... 그날 많이 토닥여주고 7살이 되면 당당히 가자고 잠시 보류해 두었던 놀이기구였다. 생일이 되자마자 달려가 직원분에게 "7사이데쓰!" 자부심 가득하게 말하는 얼굴이 꽤나 통쾌해 보였다. 그리고 엄마를 옆에 태우고 염원하던 운전대를 잡고 신나게 운전을 했다.

저녁밥 귀찮아서 우동집 간 날.

우동을 다 먹고 화장실에 갔다 온다고 해서 알았다고 보내줬는데 내가 우동 먹은 그릇을 반납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엇갈렸나 보다. 나는 그렇게 빨리 나올 줄 몰랐지. (남자아이들은 왜 이렇게 빠르지? 의심스러워서 항상 손도 만져보는데 분명 손도 잘 씻어온다) 나는 하루가 나올 화장실 앞에서 기웃거리며 기다렸다. 그러다가 너무 안 나와서 "하루야~~ 하루야~~" 한참을 불렀다. 불안한 마음이 엄습하고 심장이 쿵쾅대고 내 표정이 어두워지는 게 느껴졌다. 다시 우리가 우동 먹었던 곳을 가보려는데 누군가 "엄마!!! 엄마!!!" 울먹이며 부르고 있다. 평일 저녁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쩌렁쩌렁 울리는 일본 푸드코트 안에서 한국말로 "엄마!!!"를 부르는 아이. 직원 분들은 의아해하며 하루를 보고만 있었다. 나를 마마, 오카상이란 말로 불러 본 적이 없으니까 혼자서 날 찾을 때도 "엄마"다. 그냥 그 모습을 보니 일본에 딱 우리 둘이, 우리만 아는 그런 게 많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울먹울먹 하다 나를 보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무섭기보다 화가 나고 짜증 나서 눈물이 났다고 하는데 오히려 안심이 됐다. ㅎㅎㅎ 짜증 나는 건 괜찮지만 무서운 건 트라우마로 남을 거 같아서 말이다.

할아버지 집에 오랜만에 뭉친 조카들과 하루.

개망나니 난장판을 쳐도 호호하하 웃어주는 할아부지 집이 너무 좋은 하루... 아버님... 그렇게 어리광 부리게 냅두시면 아니 됩니다...

어디였지. 맛있는 카라아게 (닭튀김)를 먹고 있네요.

다음 날 머리를 잘랐다. 근데 인상이 왜 이렇게 돌변했니.

얼굴이 터질 거 같아.

굉장히 식탐 많고 욕심 많아 보이기도 하고. 이게 바로 프레임의 중요성인가 ㅋ

연초에 오미크론 코로나 때문에 학교 수업이 하루 이틀 휴교된 적이 있었다. 온라인으로 아침 조회하는 모습. 얼굴이 대외용으로 바뀌었다.

또 호텔 뷔페도 갔네? 한 달 내내 하루 생일 파티로.... 불태운 케군... 여기 하루 생일이라서 할인권이 왔으니까 어쩔 수 없네. 여기 생일이면 음료수 공짜라서 어쩔 수 없네. 이래저래 자기 배를 잔뜩 채운 케군..

덩달아 살이 찐 우리 둘.

잠깐의 겨울방학 동안 전철을 타고 다녀온 전시장.

입으로 들어가서

혈관을 통과하고

항문으로 나와

화장실에 빠지는 중.

받침 없는 글자라면 자음 모음을 상상해서 어느 정도 한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정도도 너무 감격스럽지 왜? 틀려도 좋고 다 몰라도 좋고 기특해 죽겠다.

은박지에 똘똘 쌓인 선물을 받았다.

종이 접기로 만든 책이 들어있었다.

마나?? 아!! 만화????!!! 안에는 하루가 그린 만화가 있었다. 오오!!! 망가 (일본어)가 아니라 마나 (만화라고) 쓰는 노력을 했다는 게 매우 복합적으로 놀라웠다. 망가와 만화의 차이를 아는구나. 망가가 만화라는 걸 아는구나. 종이는 만화고 영상은 애니메이션이란 걸 아는 건가? 등등.... 신기해...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는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스티와 맛차라떼를 좋아하는 하루.

머리 길었을 때 사진이 학원 소식지에 실린 하루.
깐하루 보다 덮하루에 한표.

진짜 오랜만에 자주 갔었던 동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었다. 하루가 3살 때부터 가던 곳인데 어느 주부 직원분이랑 꽤 친해져서 하루 이름도 외우시고 올 때마다 귀여워해 주셨다. 거의 1년 만에 가니 너무 많이 컸다며 눈을 크게 뜨고 한참 놀라셨다. ㅎㅎㅎ 처음엔 혼자 음료수 따른다고 우기다가 흘리고 아주머니가 오셔서 맨날 치워주시곸ㅋㅋ 이런 흑역사를 들려줬더니 기억 안 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하루.

아니 집에서 국에 나물에 밥 잘해 먹였는데 왜 사진이 외식하는 거랑 짜파게티 먹는 사진들 뿐이지? ㅎㅎㅎ
마지막으로 채널 이름이 바뀐 일곱 살 하루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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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가할 때 가끔 한 번 봐주세요 :) 아이가 한국어에 흥미를 갖게 해 주는 지금은 더더욱 유일한 끈이랍니다. 어서 빨리 열심히 연마한 한국어를 한국에 가서 쓸 수 있을 때까지 아주 소소한 관심 하루에게 날려주시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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