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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었나.. 7월이었나.. (장금이 언니 제가 드디어 이 포스팅을 했어여.. 참 오래 걸렸다 ;ㅂ;)
오기쿠보 터주대감인 장금이 언니의 가이드를 받으며 찾아간 밥 집.

언젠가 인스타에서도 본 적 있는 꽤 유명한 고민가 (古民家) 정식 집이었다. 오래 된 주택을 이용해서 만든 가게라고 설명해야 맞는데 짧고 좋은 한국어 표현 없을까. 고민가는 마치 하여가, 단심가에 이어 고민하는 내용의 시조같고 말이죠…

언니가 예약 해 줘서 기다리지 않고 들어 갈 수 있었다.

분명 취업 축하한다고 내가 밥 사준지 한 달도 안 된거 같은데 벌써 첫 월급을 받았다고 해서 깜짝 놀랐고 그 사이에 이미 언니는 지칠대로 지쳐있어서 (ㅋㅋㅋㅋ) 화들짝 놀랐다.

상사는 워커홀릭이고 동료는 단 한명이고 새벽에도 주말에도 문자가 오고 퇴근은 못하고 전임자는 엉망으로 일을 남겨놨고 거래처는 재촉하는데 본사는 프랑스라 뭐하나 전달 하려면 영어를 뇌에서 짜야 한단다.

와우…..

그래도 언니 일요일에 나 만나니까 좋죠?

왜 고개를 돌려요. (찰싹 찰싹)

그 얘기를 들어주는 내 눈빛이 촉촉하게
그래도..언니 너무 부럽다… 이러고 있어서 언니는 말하다가 “야… 너한테 뭔 말을 못하겠다..” 하고 입을 닫았다.. 후… (들켰어..)

내가 정말 걱정되는 사람이었으면 걱정했겠지만 (이게 뭔 말이야) 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 돌파할 것을 안다. 최후의 방법으로 ‘이 거지같은 거뜰아 로보트를 고용해!! ‘ 이러고 그만 둘 수도 있는 든든한 사람이니까. 자기를 사랑할 줄 알면서 강한 사람. 걱정이 안됐다.

그냥 이렇게 이야기 들어주고 녹차 사진 찍으면서 좋아하고

밥 나오면 좋아하고

서로 사진찍어주고

언니가 찍은 사진 자연스러워서 자지러지고
다 듣고 나서 그래도… 촘 부러워요… 이런 소리 들으며 우리 이렇게 살아요.

그날 너무 더워서 얼굴이 벌갰네.. ㅎㅎ
밥에 구운 연어를 부셔서 섞고 위에 딜이라는 허브를 아주 살짝만 올렸는데도 향기가 너무 좋았다. 딜은 크리스마스 스테이크에 같이 나오는 이미지였는데 이렇게 일본 가정식에도 어울리다니 정말 충격이었다. (주부들은 이런데 넘나 쇼킹하다구요 ㅋㅋㅋ )그리고 으깬 감자 샐러드에 마요네즈는 없고 식초로만 맛을 냈는데 얼마나 쇼킹했다구요. 예쁘기만 한게 아니라 밥도 요리연구가 수준으로 좋았다. 문제는 넘사벽이라 따라 할 수 없었다.

행복한 점심.

가게이름은 松安文庫 쇼앙분코라고 읽습니다.

https://shouanbunko.com/

松庵文庫

2013年7月オープン。西荻窪駅から徒歩7分の古民家を改装した、ブックカフェ&ギャラリー。レンタルスペースもあります。都会の喧騒を忘れ、ゆったりとした時間をお過ごし下さい。

shouanbunko.com

폴짝 해쪄영?

“언니 오늘의 코디샷 좀 부탁해요”
“어 그래? 그럼 왔던 길 좀 뒤로 가 봐.”
“왜요 왜요 왜??”

“여기가 딱 일 거 같애.”
“설마 이 노란 꽃????”

대박… 진짜
사진 잘 찍는 사람들 머릿 속은 어떻게 되 있는 건데.
왜 그런건데. 내가 입은 옷이며 가방이 이렇게 잘 보이는 사진 뭔데!!! 화 날라그러네 !!!
너무 고마워요.

걷다가 카페 아니 다방을 찾았다. 언니 말로는 유명하다고 하던데 대학가 오래 된 다방 같은 분위기에 넘나 아늑했다.

아이 낳고 한 동안 애,남편,집안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때 나는 이제 결혼을 안한 친구나 아이가 없는 친구와는 못 어울리지 않을까 슬펐던 적이 있었다. 맨날 보는게 맘카페 들리는 말도 엄마들 이야기 보는 뉴스도 그런 것이어서 가끔 아이 안 키우는 친구들 이야기가 너무 생소하고 흥미가 없다고도 느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댓글에도 결혼이랑 출산을 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주변 언니들, 친구들이 생각났다. 나는 어땠지…

그런데 좀 더 지나고 나니 아이에게 24시간 묶여 있던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서운 할 정도로 금방 여유가 생겼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 만나고 있었을 뿐 다시 만나게 되면 … 다시 즐겁더라… (나.. 나만 그랬나)

한 동안 무슨 말을 해도 귀에 안 들릴 정도로 무언가에 몰두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그게 육아였던것일 뿐, 그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요소들 중 공통점이 매우 많다.

장금이 언니와도 남편 얘기 아이 얘기 시댁 얘기 안해도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어린시절을 지내왔고 함께 일본에 살고 있고 여자가 겪는 몸의 변화나 같이 늙으면서 생긴 건강에 대한 걱정… 좋아하는 책, 공유거리가 아주 많다.

언니가 나한테는 직장일 이야기하다가 말이 안통해서 ㅋㅋㅋㅋㅋ 입을 닫기도 하겠지만 나는 그것 말고도 수다를 떨다 피를 토하게 할 수 있다. (궁금한게 많은 여자랍니다.)

갑자기 하늘을 뒤흔드는 천둥소리를 듣고 마치 집에 가라는 계시를 받은 양 우린 바퀴벌레처럼 흩어졌다.

원래 한 사람의 인생이나 생각을 전부 다 이해할 수 없는 법이고 어차피 똑같이 결혼하고 애가 있어도 전부 공감가는 것도 아니더라…

혹시 결혼,출산,직장 큰 선택으로 소원해진 친구들이 있다면 공감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공감 못하는 부분은 과감히 스킵!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결국 즐거워져 버리는 그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는게 저의 짧은 경험담 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장금이 언니의 매력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상사 욕 같이 해주고 싶었는데 진심으로 욕이 안나와서 ㅋㅋㅋㅋ (직장 다닌지 넘나 오래되서 감각이 나갔어요) 미안했어요. 다음엔 연습해서 갈게요.

남편, 애, 직장, 다 떼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매력적이라고 자부할 수 있게 앞으로도 부산스럽게 살아가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아야지 라는 의욕이 솟는 밤이다.

“모두 다 떼고 붙어! 지금부터 매력순으로 친구 먹어준다! “ (내가 별로면!! 미안하다!!! ‘ㅂ’)

같은 날 다른 시선,
도쿄 브이로그 장금님 채널로도 구경하세요.

https://youtu.be/RThc5gfn1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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