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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곳들이지만 랜선 여행하면서 좀 즐거울 수도 있지 않을까 구글 링크를 걸어보았다.
사실 내가 실제로 간 곳은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분점이었고 링크는 유명하다는 유락초점. 분위기도 훨씬 좋아 보인다. 세련되고 예쁜 좋은 분위기가 아니라 오래돼고 편안한 멋이 있는 다방쪽 좋은 분위기. 1960년대에 생겼다가 2000년대에 한 번 문을 닫았는데 다시 5년 후 다른 사람이 바통을 이어 재개업했다고 한다
はまの屋パーラー (하마노야 파아라)

이 집 쑥색 소파는 살짝 뜨거운 물에 데친 듯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

간판 메뉴 타마고 샌드위치. 음… 너무 평범하고 작고 얇고 (쪼잔함이 느껴질 정도) 상상 이하. 맨 처음 생긴 가게가 폐업하고도 이 타마고 샌드위치를 그리워한 사람이 아주 많아서 어떤 분이 레시피를 이어받아 다시 오픈했다는 그런 어떤 비하인드 히스토리에 비해서… 너무 그냥 그렇네.

평소 아무 소감 없이 쓰던 물티슈가 엄청나게 폭신하고 두툼해서 더 놀랐다. 계란 샌드위치가 이렇게 독보적으로다가 두툼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본점은 다를려나..

주말에 차를 빌려 좀 멀리 가족들이랑 나온 날, 톱스 케이크 파는 카페 발견!! 백화점에서 사서 집에서만 먹어야 했던, 결국 그래서 잘 사지 않게 되던 Top’s의 초콜릿 케이크. 나는 일본에 옛날부터 있다는 이 케이크가 그렇게 맛있더라. 너무 달지 않고 좀 추억의 초코맛이 나면서 스펀지 빵에 호두가 두두두두두두두 박혀있다. 하루는 호두 때문에 싫어한다. 결국 애가 싫어하는 음식은 굳이 안 사게 되는 것도 내가 톱스 케이크를 좋아하지만 잘 먹지 않게 된 이유. 그런데 커피 마시는 김에 이 케이크 한 조각을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안 해주신 거예요 톱스님. 아주 행복했다. 얘는 백화점에 가면 살 수 있으니 여행 오실 때 호텔에서 가까운 백화점에서 구입해 호텔방에서 야식으로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톱스 카페는 도쿄 시내엔 잘 없더라고요.

수요일 요즘 나의 방앗간은 도쿄대학교 앞에 있는
喫茶ルオー (킷사 루오) 다방. 따뜻한 카페오레만 시켜먹다가 코코아를 한 번 주문해봤는데

위에 휘핑크림이 휘둘러 나왔다. 너무 맛있어…
나는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 특히 음료수가 뜨거우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왜냐면 성격은 급하고 빨리는 못 먹고 그냥 식게 내버려 두면 될 것을 그게 안돼서 정신적으로 데미지를 입는 것이다. 그런데 차가운 휘핑크림을 통과하면서 첫 입부터 적당한 온도로 빨려 들어오는 코코아라니. 완벽했다.

어떤 날은 이 집의 명물이라는 커피 젤리를 (이제야) 시켜보았다. 아이스크림은 싫어서 빼 달라고 부탁하니까 그럼 휘핑크림으로 바꿔드릴까요 하셨다. 코코아 휘핑크림 맛있게 먹는 걸 기억하셨나 보다. 네네.

시럽 넣고 휘핑크림이랑 같이 젤리를 떠서 앙- 먹었다. 커피 젤리는 역시 편의점거 아니라 이런 카페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진짜 컵라면과 봉지라면 수준으로 다르다.

그리고 다음에는 좀 궁금해져서 그냥 아이스크림이 있는 스탠더드 버전으로 먹어봤다. 오오…. 괜히 만든 조합이 아니었어. 이것도 되게 맛있었다.

그리고 곤약 커피젤리맛 (프리미엄이라고 함) 나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쟁여놓고 먹었다.

내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패션지는 FUDGE.
도서관에서 철 지난 걸 보거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몇몇 스냅만 훔쳐보다가 이케부쿠로 책 카페에서 20주년 기념호를 볼 수 있었다.

잡지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런 기본 아이템만 등장하는 한다. 세대, 시대, 국적, 성별을 초월할 것 같은 불변의 유행느낌? 이런 걸 무슨 스타일이라고 하지?

비비드 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쨍해 보이는 건 잿빛을 머금은 색감이 없기 때문이다. 원색이지만 화려하지 않고 기본 스타일이지만 수수하지 않다. 크… 너무 좋아. 으른스럽게 잘 따라 하고 싶다. 문제는 내 센스가 모자라서 가끔 열심히 따라 하고 나면 촌스러운 대학생 오리엔테이션 가는 룩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이것도 많이 보고 잘 따라 해야 하더라.

북카페 앉은자리에 랜덤으로 들어있던 책

위의 물고기가 가득한 그림책이 대표작으로 알려진 엄청 유명한 그림작가의 책이었다.

작가 소개가 평범하지 않았다.
고미타로우 (이름 본명일까? 쓰레기 자식…이라고 읽힘) 1945년 도쿄 출생. 이런저런 일이 있고 현재에 이름. 이래. 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겤ㅋㅋㅋ


동네에 예쁜데 타이 요리 파는 카페. 아침엔 맛있는 크로와상을 먹으러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여기는 외관도 참 예쁘다. 북적북적한 식당 말고 느긋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타이 요리 먹을 수 있는 덴 내가 아는 한 여기 말고 없다.
Arissara アリッサラ (아릿사라)


근처에 결혼식장 겸 레스토랑을 하는 곳이 있는데 코로나로 결혼식이 많이 취소되어서인지 여러 가지 전략과 영업 아이디어를 내는 게 보였다. 예를 들어 전에는 안에만 꽁꽁 숨어 장사하셔서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슨 밥을 파는지 안에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도 가기 어려웠는데 푸드트럭을 밖에 내놓고 레스토랑에서 파는 음식을 반찬으로 판다거나 야외에서 즐기는 바비큐 코스를 만들어서 홍보하거나 런치 메뉴를 일부러 사진 찍어 바깥에 걸어놓으셨다. 그래서 혼자 들어가 볼 용기도 생겼다. (이름도 매우 어려운 곳이라 용기 필요)
嘉ノ雅茗渓館(카노비 메이케이칸)

일단 문이 너무 중후해.

마치 호텔 로비 같은 테이블.
대낮인데 조명이 어두워서 깜짝 놀랐다. 들어와서도 두리번두리번 ㅋㅋㅋ계속 용기 필요.

키쉬, 비프스튜 원 플레이트를 시켰더니
히야… 분발하셨네. 이건 정말 경쟁력이다!

빵과 음료가 서비스 바에서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다!!! 모르고 들어왔다. 아니 정작 왜 이 선전을 안하셔. 이거 작지만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사람은 탄수화물 무제한에 약하거든요. 라멘집도 밥 무제한 주는 라멘집이 잘 된다. (탄수화물 주식에 탄수화물 반찬으로 먹는 무서운 일이지만) 마지막 커피까지 엄청 갖다 먹고 다시 오기로.

그리고 월요일의 방앗간. 아니 새로운 방앗간 개척.
Cafe 1 part 라는 카페에 갔다. 예전부터 궁금은 했는데 카운터 테이블밖에 없어서 망설이다 발길을 돌리던 곳이었다. 가게 주인아저씨 얼굴을 맞대고… 초급 영어책을 펴서 공부하는 게 쫌… 창피했다 ;ㅂ; 손님이랑 주인의 거리가 너무 가깝더라고. 근데 진열장의 쉬퐁 케이크가 너무 맛있어 보이길래. 도저언!

그리고 여기서 아주 사소하지만 또 오고 싶게 만드는 장사 수완을 만났다. 사람 진심을 다 장삿속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증말 칭찬이다.

“따뜻한 물이랑 찬 물 어느 쪽이 좋으세요?”
“아…. 따뜻한 거요.”
따뜻한 물을 주셨다.
찬바람에 아직 손이 딱딱하던 날 소바집이 아닌 카페에서 따뜻한 물을 받았다. 언 손으로 컵을 감싸는 순간

여긴 다시 와야지.
결심 같은 게 들더라.

카페라테도 최고로 고소했다.

케이크는 욕 나오게 맛있고 말이다. 쉬퐁! 쉬퐁!!

아주 가깝고 민망했으나 두 번째 갔을 땐 그냥 영어책도 펴 들었다. 주인한테 부끄러운 거보다 내 시간은 더 아깝고 소중하니까.

참, 쫙쫙 펴진다는 그 노트

발레리나처럼 쫙쫙

기계체조처럼 쫙쫙. 단점이라면… 자꾸 낱장씩 뜯어진다. 그 생각을 미처 못했어.. 이제 다 써 간다.


마지막으로 지난겨울의 기록
케군이랑 하루랑 긴자의 텐동 집에 들어갔던 날이었다.
天丼らぁ麺ハゲ天銀座店(텐동 라아멘 하게텐 긴자)

텐동을 기다리면서 테이블에 적힌 여러 글씨를 읽고 있는데

베니쇼가 (빨간 생강), 유즈코쇼 (유자 후추), 산쇼 (산초) 음?? 츠메… 요우 키??
여보짱, 이거 뭐야? 손톱.. 뭔… 나뭇가지???

케군이 무표정으로 되게 천천히 읽어줬다.
ㅇAㅇ (딱 이 얼굴)
쯔 (이) 마 (쑤) 요우 (시) 지 (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이쑤시개 못 읽은 거야? 너무 오랜만에 봐서 잊어버렸다고 말해야 되는데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말이 안 나온다. ㅋㅋㅋㅋ
끅끅끅, 아 미쳐. ㅋ 난 평생 외국인으로 살 건가 보다. 배워도 잊고 배워도 잊으며 계속 이렇게 웃길 테니 좋다. 케군이 읽어준 속도가 진짜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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